[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라크의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에 의해 처형된 이라크 군인들이 유럽 축구팬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지니스위크는 16일(현지시간) 이라크 군인이 처형된 사진 한 장을 게재하면서 “독일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의 유니폼을 전세계 두 군데서 보게 됐다”며 “한 곳은 브라질 월드컵 ‘독일 대 포르투갈 전’이고, 다른 한 곳은 이라크 군인이 처형된 곳”이라고 전했다.
ISIS가 배포한 대량 살상 사진들 중 군사전문웹사이트 ‘롱워저널’이 수집한 사진에 따르면, 유럽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수십 명의 이라크 군인들이 두 손을 허리 뒤로 결박 당한 채 무참히 살해됐다. 이들은 민간인 옷을 입고 달아나다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에는 FC바르셀로나의 조르디 알바 유니폼을 입은채 쓰러진 남성도 있고, 파리 생제르망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셔츠를 입은 남성도 있다.
이밖에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번호 7이 새겨진 셔츠를 입고 있는 군인도 눈에 띈다.
비지니스위크는 “이라크 군인들이 붙잡혀 처형당했다면 당시 축구팀 셔츠를 입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에서 축구는 매우 인기있는 스포츠로, 배수구에 쌓인 시신이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축구 열기는 로열 패밀리의 유럽 리그 영향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아부다비 왕가의 왕자이자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 회장인 셰이크 만수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 구단주다. 또 카타르 국부펀드 ‘카타르투자청’은 프랑스 명문구단 파리 생제르망을 인수했다.
중동 왕가가 유럽 축구리그를 지원하는 이유는 자국 축구가 활성화되는데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비지니스위크는 “축구를 국내로 들여와 즐기는 것은 단순한 돈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며 “그것은 돈보다 더 어려운 ‘민주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했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금, 열정, 재능 뿐만 아니라 분권화된 권력, 장기적 안정성, 탄탄한 경제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중동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지니스위크는 “중동 왕가가 축구에 쏟아부은 돈은 외질이나 이브라히모비치의 몸값을 치솟게 했을지 몰라도, 이들 선수 유니폼을 입은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군인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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