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는 7월 1일부터 시범 시행키로 한 ‘신위탁보증제도’가 중소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으로부터 10년이상 보증을 이용한 중소기업의 보증심사를 은행으로 위탁, 점진적으로 정책보증에서 제외하는 것이 신위탁보증제도의 핵심이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10년이상 보증기업이 사용하던 보증재원을 창업·성장 초기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소기업계는 “은행은 영리목적 기관으로 과거 재무지표를 중심으로 심사하기에 보증대출 받기가 어려워진다”며 “기업별 다양한 특성을 무시하고 단편적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부도 위기를 부추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신위탁보증제도 반대논리 하나, “국부ㆍ일자리 창출 기여 기업에 불이익 부당해”=먼저 중소기업은 “그동안 지원받은 자금으로 사업 활동을 영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에 따라 부가가치세ㆍ법인세ㆍ신용보증료 등을 성실하게 내온 만큼 ‘10년 이상 보증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증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5년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행한 중소기업경영지표에 따르면, 10억원의 보증대출을 받아 10년간 이용한 기업은 평균 원금 9억원을 보존한 채 약 15억 6600만원의 조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에서 “국민경제에 기여한 기업에 오히려 불이익을 준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이상 보증이용기업에게 죄가 있다면 10년 이상 장수한 죄, 세금과 보증료를 충실히 내 국가를 부강케 한 죄밖에 없다”며 “보증지원 제한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위탁보증제도 반대논리 둘, “정부재정의 비효율적 운용으로 국고 낭비”=중소기업의 10년 생존율이 단 13%에 불과(KDI, 2013년)한 가운데, 10년간 부실률이 87%에 이르는 창업기업만을 지원하는 것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의 보조금은 행정목적상 반드시 반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은 원금과 이자의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보증기관)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소기업계는 특히 “신용보증은 일정기간 경과 후 상환을 전제로 지원하는 특수금융”이라며 “10억원으로 10년 초과 보증기업에 계속 보증지원을 하는 경우에는 14억 6600만원의 재정확충 효과가 발생하는 반면, 창업기업에 보증지원을 하는 경우 3억 1800만원의 재정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위탁보증제도 반대논리 셋, “기업의 보증이용 선택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신위탁보증제도가 각종 법률상 규정된 기업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학계에서는 “위탁보증 적용대상 기업기준을 장기보증활용기업(10년 이상)으로 일률 제한하는 것은 단편적인 기준이며, 보증이용 선택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산업 및 업종에 따라 기업의 특성이 다른데다, 특히 재도약 기업이나 경영 및 기술혁신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 등에게 단편적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부도위기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법’은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 및 신용보증을 적극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제도와 법률간 충돌도 우려된다.

신위탁보증제도 반대논리 셋, “금융권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이 외에도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는 “은행에서 대출과 보증을 함께 취급할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보증을 운용해 보증부실률이 높아지거나 은행이 보유한 부실 징후 대출을 보증대출로 전환하는 등 역선택에 의한 모럴해저드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은행이 보증채권자이자 보증채무자의 이중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채권ㆍ채무의 혼돈으로 계약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은행권 역시 “신위탁보증제도는 정책목적에 부합할수록 은행에 불이익이 발생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대안은 없나? “일반보증계정과 창업보증계정 분리운영으로 충분히 문제 해결 가능해”=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계정에 창업보증계정을 추가해 별도로 운용할 것을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은 보증계정을 특성에 따라 3개로 나눠(일반보증계정, 유동화회사보증계정, 시장안정특별보증계정) 관리하고 있다. 이 중 시장안정특별보증은 글로벌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 도입한 것으로, 조만간 폐지될 예정이다.

즉, 시장안정특별보증 대신 창업보증계정을 새로 도입해 별도로 운영하면 창업기업 보증재원 마련을 위해 10년 초과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을 감축하지 않아도 되므로 신위탁보증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중소기업계 주장의 핵심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창업기업 전용 보증계정을 신설하면 다소 높게 부실률을 책정해 운영하는 등 창업기업 특성에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안정적인 경영 및 일자리 창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