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전의 최약체로 꼽혔던 KBS가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해설위원의 역할이 컸다. ‘초롱이’ 이영표는 브라질월드컵 중계를 통해 놀라운 예지력으로 ‘무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장식하는 화제성으로 타사를 위협하고 있다.
사실 현역시절 이영표는 현란한 헛다리짚기와 지능적인 플레이로 ‘초롱이’라는 별명을 얻은 영리한 선수였다. 이영표의 해설 역시 ‘초롱이’라는 그의 별명처럼 정확한 발음과 똑 부러지는 분석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타사의 초호화 캐스팅에 비해 시청자들의 기대는 덜 했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이영표 해설위원의 놀라운 예측이 적중하며 시작됐다.
이 위원은 15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일본과 코트디부아르 경기 직전 코트디부아르의 승리를 점쳤다. 2대1의 스코어였다. 그러면서 “머리는 일본의 승리를 말하고 있지만 가슴은 코트디부아르의 승리를 염원하고 있다”며 “코트디부아르가 2대 1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가 시작되며 이 위원의 예측은 빗나가는 듯 보였다. 전반 당시 일본이 1-0으로 경기를 리드하며 코트디부아르의 분위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에 마침내 디디에 드록바가 투입되며 분위기는 급반전, 드록바는 연속 두 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끌어냈다.
이 위원의 예언 적중에 조우종 아나운서는 “거의 문어에 빙의한 것 아니냐”며 놀라워했고, 이영표는 “내가 뭐라고 말했냐.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표는 앞서 언급했던 이날 중계에서 이른바 ‘편파해설’을 몸소 실천해 폭소를 자아낼 정도였다. 드록바의 골이 터지자 이 위원은 마치 한국전을 중계하듯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김남일은 “이영표 해설위원의 해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하나 물어보고 싶다. 이영표 해설위원 과거에 코트디부아르로 임대 갔었냐”며 “굉장히 편파 해설을 하고 있는데 이건 반드시 선배로서 지적해야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영표 위원의 초롱초롱한 예측은 이번 경기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 위원은 ‘스페인 몰락’을 예견하며 “어느 팀이든 전성기 이후에는 암흑기가 오게 돼 있다. 스페인이 이번에 부진할 수도 있다”며 “스페인의 하향세와 네덜란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만나면 네덜란드가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이영표의 별칭은 때문에 달라졌다. 신내림, 무당 등의 별칭이 따라붙고, “작두 탔다” “영표신 덕분에 KBS 시청률 오르겠다”는 반응도 많다. 현재 방송3사는 2014브라질월드컵 중계전에 총력을 기울이며, 경기 전후로 자사 중계진과 시청률 홍보 자료를 입맛따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는 상황이다. MBC와 SBS는 시청률 숫자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해설위원들의 코멘트를 담은 자료를 끊이지 않고 보낸다. KBS의 경우 이 같은 치열한 홍보전에서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해설위원의 역할 하나로 몇 장의 자료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 위원은 ‘예언 적중’이라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앞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제가 이 말을 했을뿐.. 제게 특별한 예지능력, 통찰력이 있는것은 아닙니다. 예측은 예측일뿐.. 그냥 잼나게 월드컵 즐겨보아요”라며 “아래 이분이 진짜 예언가.. 두둥~”이라는 글과 함께 재밌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 이전인 지난 9일 한 네티즌이 ‘0:4 가나승리’라고 예측한 글이 캡처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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