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가장 많은 LG생명과학, 5000억 수준 -눞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 대기업이 쉽게 점령하지 못하는 산업 -삼성, LG 등 제네릭보다는 신약, 바이오의약품으로 과감한 투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한국에서 삼성, LG, CJ 등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이 기업들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이 공룡기업들은 전자, 반도체, 식품뿐만 아니라 금융, 건설, 문화, 스포츠 등 거의 모든 사업영역에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제약산업에도 마찬가지다. 주요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형태로 제약산업에 이미 진출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거나 속속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제약산업에서 만큼은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기업 이름에 걸맞는 보다 통 큰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ㆍLGㆍSK, 계열 제약사로 시장 공략 중=제약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은 지난 2011년 바이오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생산시설에 3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해 약 29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290억원의 매출액에서 2015년 674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해에는 전년보다 무려 337%나 급증한 29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809억원에서 조금씩 줄어들어 지난 해 -304억원까지 적자를 줄여 나갔다.

일찍이 제약산업에 뛰어든 LG는 LG생명과학이 그 역할을 하다가 올 해부터 LG화학에 흡수합병되면서 그 파이를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LG생명과학은 지난 해 5323억원으로 대기업 계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5년 252억원에서 지난 해 472억원으로 87%나 급증했다. LG생명과학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가 각각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효자 품목으로 인해 계열 제약사 중 가장 앞선 상황이다. LG생명과학은 LG화학으로 편입된만큼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된 것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는 백신, 혈액제제와 같은 바이오의약품에 특화한 모습으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백신분야에 집중하며 최근에는 혈우병치료제인 ‘앱스틸라’가 유럽에서 시판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는 지난 해 331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 밖에 올 해 증권시장 상장이 예상되는 CJ계열사 CJ헬스케어는 컨디션과 같은 제품의 매출 강세를 통해 지난 해 LG생명과학에 이어 가장 많은 514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편 KT&G 계열 제약사인 영진약품은 1931억원, 코오롱그룹 계열 제약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1582억원을 각각 매출액으로 신고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에도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기는 하지만 상위제약사인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의 1조원 매출에 비하면 이들의 규모는 그 절반 또는 그보다 낮은 규모로 영향력은 아직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진입 장벽 높은 산업 특수성…제네릭 중심의 제약환경 변화 기대=이처럼 대기업들이 타 산업에서와 달리 제약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이유는 제약산업은 타 산업과 달리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 중인 많은 제약사들은 짧게는 몇 십년부터 100년 넘게 오로지 제약산업에만 매진해 온 외길을 걸은 기업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제약산업은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이라는 민감한 제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의약품의 제조 또는 유통은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 쉽다. 때문에 제약산업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지속이 가능한 곳이다.

또한 의약품 개발에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의 신약을 생산하기까지는 그 성공 확률도 높지 않을 뿐더러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이라지만 실패 확률이 높고 성과가 나오기까지 몇 년 이상 걸리는 특수성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는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약산업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한 한화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2013년 드림파마와 2014년 태평양제약을 매각하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다만 지금 진출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은 현재 국내 제약계에 팽배해있는 제네릭 중심 또는 글로벌제약사의 제품을 도입해 대행 판매하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위 제약사들이라도 매출의 대부분이 글로벌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팔거나 특허가 만료된 제품의 복제약을 영업력에 의존헤 팔아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는 영업 위주의 판매보다는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이것이 결국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더구나 모기업들이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보다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제약산업에서 대기업 계열사들이 미칠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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