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수출이 4개월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조업일수와 기저효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등으로 중국의 경제적 보복과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점토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느 때보다 앞날은 불안하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2% 증가한 432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금액, 증가율 모두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월 11.2%에 이어 지난달에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또 2011년 12월 이후 5년 2개월 만에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표시 수출은 13.1% 늘면서 2012년 2월 이후 5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2015년 1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2월에 비해 조업일수 2일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9.3% 증가한 19억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또 수출 증가세의 원인으로 기저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2월 수출감소폭은 -13.4% 등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수출액이 평년보다 크게 늘지 않아도 1년 전과 비교해 산정하는 수출 증가율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출물량과 단가 증가율은 각각 1.8%와 18.1%를 기록했다. 품목별 수출을 보면 13대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64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스마트폰 탑재용량이 커지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은 수출단가 상승과 새로 증설된 설비 가동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38억1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2월 배럴당 28.8달러에서 54.70달러로 2배가량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국, 일본,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국가 모임), 인도, 유럽연합(EU) 수출 증가가 계속됐고, 미국과 중남미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다.
수출 회복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산업부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2.9%로 예측했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등 한중 관계가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의 통상 압력이 한층 거세지면서 양국 무역관계도 1992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가 롯데에 대한 징벌 차원을 넘어 중국내 한국제품 전반의 불매운동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또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FTA를 다시 보겠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다음달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도 우리 수출을 둘러싸고 있는 불안요소다.
산업부는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수출 플러스 기조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해 올해 상반기 관련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산업부는 ‘2017년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한 총력대응방안’을 내놓고 전체 수출 마케팅 예산의 60% 이상을 상반기 내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중국 등 일부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 중동 등으로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기업의 현장 애로를 집중적으로 타개해 나가는 동시에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내놓은 총력대응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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