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스페인의 국민적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후안 카를로스 국왕(76ㆍ사진)이 2일(현지시간) 퇴위할 뜻을 밝히면서 그가 받을 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가 한창일 당시 유럽의 왕실은 국민 세금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카를로스 국왕도 스페인의 경제위기가 가시지 않던 작년 4월 아프리카 남부 보츠나와에 값비싼 코끼리 사냥을 떠났다가 국민들의 눈총을 샀다.

이번 스페인 왕 퇴위는 지난해 4월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 7월 벨기에 알베르 2세 국왕에 이은 유럽 왕실의 세번째 퇴위다.

먼저 퇴위한 베아트릭스 전 여왕과 알베르 전 국왕은 재위기간 사치스러운 생활로 유명했다.

마켓워치는 벨기에 겐트대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네덜란드 왕실이 유럽 왕실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 예산을 쓰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2년에 모두 3940만유로(549억원)를 왕실을 위해 집행했다. 베아트릭스 전 여왕은 퇴위 뒤에도 매년 140만유로(20억원)를 연금과 딸린 직원들의 급여로 받고 있다. 1963년부터 거주해온 드라켄스테인성에서 머무르고 있다.

알베르 전 국왕은 퇴위 뒤 형편이 좀 나빠졌다. 아들인 필리페 왕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연금을 기존에 받던 연 1130만유로에서 연 88만유로로 깍았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벨기에 정부에게 주요 거처인 벨베데레 궁과 요트 유지비를 보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벨기에 정부는 알베르 전 국왕 연금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안에 대해 투표를 실시한 데 이어, 전 국왕의 요청에 대해 스스로 해결할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네덜란드 보다 경제 상황이 나쁜 스페인의 카를로스 왕은 훨씬 더 적은 연금으로 생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왕가를 위한 예산은 연 800만유로(111억원)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돈으로 카를로스 왕의 가족과 이들을 보살피는 ‘딸린 식구’ 500명이 생활한다. 왕의 개인 연금은 30만유로로 과세 대상이다.

나아가 카를로스 국왕은 지난달 각각 30만유로(약 4억원), 14만유로에 이르는본인과 아들 펠리페 왕세자의 연봉을 7% 깍기로 했다.

이제까지 왕이 사망하기 전에 다음 왕에게 즉위를 물려준 경험이 없는 스페인 정부는 앞으로 왕의 퇴위 이후 연금에 대해 입법을 논의해야하지만, 최근 딸 부부의 공금횡령 혐의 등으로 인해 국왕의 인기가 하락해 연금삭감 여론이 나올 수도 있다.

만일 스페인이 벨기에 전례를 따른다면 왕의 연금은 무려 90%가 삭감돼며 한달 2500유로(348만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의 보통 은퇴자의 사회연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를로스 집 유지비를 정부가 보조할 지 여부는 추후 결정해야한다.

한편 미국의 전임 대통령 가운데 생존해 있는 4명은 각각 연금으로 연 20만1700달러(2억원)를 받으며 이와 별도로 경호, 연 100만달러에 이르는 비즈니스 관련 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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