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 설문조사 나서기로 잇단 수수료 인하요구에 고육책 합리적 정책판단 자료제공 의미

정치권에서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요구가 해마다 반복되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처음으로 직접 가맹점 대상 설문조사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수수료율 인하로 올해 당기순이익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영세ㆍ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가맹점수수료 인식 설문조사를 수행할 외부 전문 조사기관 선정을 위해 입찰공고를 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달 중 조사기관을 결정해 다음달까지 설문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여신금융협회가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 인식 수준을 조사하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중앙회나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수수료 관련 설문조사를 해왔다.

협회 측은 이번 설문조사 추진 목적에 대해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영세ㆍ중소가맹점의 여론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파악해 향후 수수료율 결정 과정에서 합리적인 정책 판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여신금융연구소에서 카드수익ㆍ비용체계 관련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동안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선거철마다 단골처럼 되풀이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영세상인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그다지 실효성이 크지 않은 가맹점수수료만 낮춰 카드사만 수익성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8개 전업계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2조500억원으로 작년보다 1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월 가맹점수수료 인하 조치로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연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가맹점에서 1만원을 결제할 때 내는 수수료가 70원 낮아진 것인데 가맹점주 입장에서 느껴지는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줄어드는 수수료는 월 2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원, 약국 등 요양기관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같은당 박주민 의원은 택시와 영세상점에서 1만원 이하 카드결제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해 5월 우대수수료율을 내리고 대상 가맹점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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