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투자정보 접근 힘들어 묻지마 단기급등 막연한 기대감 투자자들 혼란에 소수에만 대박 “기댈 곳이 없다”
스몰캡(중소형주) 투자정보 기근에 시달리는 개인투자자의 아우성이다. 외국인과 기관과 비교해 정보력에서 밀리는 탓에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이마저도 대형주 위주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주식 채팅방을 떠도는 정보에 눈길을 돌리다 보니 각종 ‘테마주의 늪’에도 쉽게 빠져든다. 뚜렷한 정보도 호재도 찾을 수 없는 시장에서 단기 급등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 하지만 불분명한 정보나 세력을 통해 만들어진 테마주는 소수에게만 대박을 선사하고 시장 전체와 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원흉이 되고 있다.
최근 정치 테마주는 이르면 4월 치러질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의 투자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2위와 5위는 각각 정다운(277억4090만원)과 지엔코(237억3300억원)였다. 개인이 비슷한 규모로 사들인 카카오(250억1734억원)와 달리 최근 1년간 분석 보고서 한 장 없는 이들 종목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오른 것은 순전히 ‘정치 테마주의 힘’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6월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정다운은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 상에서 오리고기ㆍ오리털 생산업체보다는 ‘이재명 테마주’로 더 자주 거론된다. 김선철 대표이사가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관련 테마주에 편입,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탔다. 실제 두 사람의 관계는 검증된 바 없는 데다가 내수 경기침체와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정다운 본업에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 종목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투자자 사이에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테마 ‘대장주’로 불렸던 지엔코도 마찬가지다. 의류ㆍ잡화 제조업체인 지엔코에 대한 증권사 분석 보고서는 지난 2007년 4월3일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10년간 증권가의 외면을 받은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까지 42억5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하반기 주가상승률이 160.63%에 달했다. 반 전 총장의 외조카가 대표이사라는 점 외에는 주가 상승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새해 첫 달부터 개인투자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음에도 정다운(-38.75%)과 지엔코(-32.59%)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개인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코스닥) 중 한 달간 주가가 30% 이상 빠진 건 이들 종목이 유일하다. 특히 지엔코는 지난 1일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 테마주 대열에서 이탈하자 이틀 만에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시장에서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만큼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보고 있다.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 없이 학연과 지연, 시장 소문으로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주변에서 서성여봤자 딱히 정보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상에서 알려진 테마주가 한두 번 대박을 터뜨리면 투자자는 당연히 그쪽으로 몰리게 된다”며 “사설 정보 사이트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투기에 내몰리고,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일부 종목은 ‘큰 손’으로부터 더욱 소외받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11월 큰 폭으로 오른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기업가치를 고려치 않은 투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이들 정치 테마주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97%였다. 여기에 투자한 개인의 73%는 정보력 부재와 추종 매매 등으로 손실을 봤다. 거래대금 500만원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손실계좌 비율이 92%에 달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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