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0개중 2개꼴 목표주가 고평가 코스피 중소형주·코스닥 괴리율 커
실적 추정 ‘오차범위 밖’ 70% 육박 실제순익, 80%이상 추정치와 괴리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란 어렵다. 나룻배를 타고 망망대해에서 물고기 잡이에 나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보력이 부족하다보니 열길 물 속에 어떤 물고기가 있는지 모른다. 때론 테마주나 작전세력의 파도에 휩쓸린다. 제한된 정보의 바다에서 등대처럼 훤히 비춰주는 것이 증권사 리포트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댈 게 못 된다. 증권사 리포트는 나룻배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고래, 참치 등 큰 어종(대형주)만을 비춰준다. 가끔 작은 어종(중소형주)을 향해 불빛을 비추지만 말그대로 가뭄에 콩나듯이다. 결국 암흑 속에서 물고기 잡이에 나선 나룻배는 빈배로 되돌아오거나 파도에 휩쓸려 좌초되고 만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편집자주>
주식시장에서 숫자는 많지만 자금력이 미약한 개인 투자자를 흔히 ‘개미’라고 부른다. 정보력 부족 속에서 이슈만 좇아 주식을 사는 경향을 빗대 ‘한줄로 다니는 개미’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정석 투자’를 외치는 개미들은 ‘투자의 등대’인 증권사 리포트에 기대보지만 ‘뒷북’, ‘아니면 말고’ 식의 내용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증권사가 제시하는 ‘엉터리’ 목표주가와 실적 전망치는 개미들의 투자 성공 확률을 더 떨어트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뻥튀기’ 목표주가는 여전…코스닥 리포트는 그나마도 적어=6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3개월간 증권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 종목 294개 중 50개의 목표주가가 현주가(2월2일 종가)보다 1.5배(50%) 이상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종목 중 2개 종목 꼴로 목표주가가 고평가 된 셈이다.
일부 종목은 괴리율이 두 배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피의 AJ네트웍스는 현재주가와 목표주가가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지난 2일 현재 AJ네트웍스의 종가는 5230원이었으나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만267원으로 괴리율이 무려 96.31%였다. 코스피의 한진칼 디아이씨 코오롱과 코스닥의 나스미디어 NEW도 현재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율이 70%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들 종목을 포함해 목표주가 괴리율 상위율 10개의 종목, 모두 코스피 중소형주이거나 코스닥 종목이었다.
실제로 294개 종목의 현 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율 평균치는 34.79% 수준이다. 이를 시가총액규모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대형주의 현주가ㆍ목표주가 괴리율은 31.99%인 반면 코스피 소형주의 괴리율은 39.99%로, 40%에 육박했다. 중형주 괴리율 역시 35.51%로 대형주보다 높았다. 시장별로 코스피 종목의 괴리율은 34.15%로, 코스닥 종목 괴리율 36.31%보다 낮았다.
리포트 대상 종목 수에서도 시장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분석하는 종목 중 다수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만큼 목표주가가 제시된 종목은 코스피 상장사가 207개로, 코스닥 상장사(87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목표주가 ‘뻥튀기’는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고질병으로 지적받아 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증권사 목표주가를 과도하게 높게 설정하는 행위에 제재를 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실제 주가와 괴리가 상당한 보고서들이 발간되고 있다. 모 증권사가 지난달 3일 발간한 창해에탄올 리포트에서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주가(1월 2일 종가 1만9200원)와는 괴리율이 134.38%에 달했다. 2월3일 종가(1만7000원)기준으로 괴리율이 164.71%로 더욱 벌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을 공시하면서 보고서 품질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부분도 있어 괴리율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실토했다.
▶실적 전망치도 ‘엉터리’= 이처럼 현재주가와 목표주가의 괴리율이 커진 것은 실적 전망치가 부정확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증권사가 지난해 9월말까지 추정한 3분기 실적 전망치와 확정치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추정한 243개 종목 가운데 77개 종목(31.69%)만이 오차범위(±10%) 안에 있었다.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한 10개 종목중 7개 종목은 오차범위 밖의 ‘엉터리’였다는 얘기다.
오차범위로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종목 77개 중 54개는 코스피 종목이었으며 23개만이 코스닥 종목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의 경우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억3500만원으로, 실제 실적 39억7800만원과 159.15%의 괴리율을 보였다. 코스피 중형주인 에스엘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확정치간 괴리율이 113.0%를 기록했다.
반대로 게임빌의 경우 증권사 3곳이 추정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33억800만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1700만원으로 괴리율이 -99.48%를 기록했다. 성광벤드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확정치간 -99.26%의 괴리율을 나타냈다.
순이익 기준으로 할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해진다. 증권사가 순이익 추정치를 제시한 243개 종목을 확정치와 비교할 경우, 45개(18.52%)만 오차범위 이내 였다. 증권사가 순이익을 추정한 리포트 5개중 4개는 오차 범위 밖이었던 것이다.
이 정도면 증권사가 제시한 기업 실적 추정치는 ‘믿거나 말거나’ 식인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의 지표로 활용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환율과 금리, 회계처리 등의 요인으로 정확하게 추정하는 게 아주 어렵다”며 “그러나 일부 리포트의 경우 부품 가격변수나 관련 시장의 침체 등 특별한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는데도 추정치가 크게 틀려, 신뢰에 금이가게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ㆍ김지헌 기자/
test1011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