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설 연휴 이후 우리경제가 다시 시험대에 올라설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의 역풍과 중국발 무역전쟁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국내적으로 기업투자와 민간소비 등이 모두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경제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내수와 건설 등 성장동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로 전년(2.6%)보다 0.1%포인트 높아졌지만, 2014년 3.3% 이후 2년 연속 2%대 중반에 머물면서 2%대에 고착화되는 모습이었다. 올해엔 이보다 낮은 2%대 초~중반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2015년 3분기의 1.2%를 고비로 5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렀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4%로 2015년 2분기(0.4%) 이후 6분기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건설투자가 11.0% 급증하며 성장을 주도했지만 4분기에는 -1.7%의 감소세로 돌아서 급격히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5년 4분기(-2.4%)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민간소비도 지난해 2.4% 늘면서 2011년(2.9%) 이후 5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전분기대비 증가율이 3분기 0.5%에서 4분기엔 0.2%로 둔화돼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올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3.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소비심리 약화현상을 반증했다. 더욱이 가계는 실질소득이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해 더 이상 지갑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설비투자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5년 5.3%에서 지난해 -2.4%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받았던 2009년(-7.7%)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대내외 불안이 커지자 기업들의 몸사리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지출이 그나마 경제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단발성 부양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추경까지 편성하며 경제활력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기업 투자나 가계 소비가 뒤따라주지 못해 경제의 ’불쏘시개‘ 역할에 한계를 보였다.

이런 상황은 새해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 연휴 이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본격화하고 미-중 무역마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무역보복 등 대외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지난해 연말에 접어들며 조심스런 반등세를 보였으나, 이런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경제를 끌어올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고 정부도 2.6%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2.1%)과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3%) 등 민간연구기관들은 2%대 초반을 예상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서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ㆍ서비스료를 중심으로 물가가 들먹이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조선과 해운ㆍ철강 등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며 대량실업과 취업난 등 고용절벽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2월 대학 졸업과 취업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청년실업률은 올봄에 최대 보릿고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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