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성)=이지웅ㆍ박준규ㆍ손수용 기자] 전남 장성 홍길동체육관에 파견나와 있는 장성군청ㆍ전라남도청 관계자들의 ‘복지부동’ 태도에 대해 유족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현재 체육관 안에는 사고 희생자 14가족이 가족대기실 천막 13동에 묵고 있다. 그 맞은 편에는 장성군청과 전라남도청에서 각각 48명, 14명씩 파견 나온 공무원 등이 유족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순환근무를 서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공무원들이 저곳에 앉아서 멀뚱멀뚱 뭘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행정이면 나도 하겠다”면서 항의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이번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한 남성(48)은 “어제(29일) 오전 영정사진을 모시는 과정에서 몇몇 가족이 실신을 했다. 당시 의사가 1명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실신한 가족을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옮기려고 구급차를 태웠는데 구급차 안에는 구급요원이 하나도 없었다”며 “내가 들것을 차에 직접 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들이 믿음을 떨어지게 한다. 세월호를 겪고도 아직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버지를 화마로 잃은 전모(67) 씨는 “시골에서 사고가 난 것이라 ‘너네는 떠들어라’라는 느낌이 든다. 만약에 대도시에서 사고가 났다면 모든 절차를 빨리 처리하고 움직였을 텐데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잘 곳만 제공하고 먹을 것만 주는 기분”이라며 “향후 피해 보상이나 장례 절차 등에 대한 얘기는 전혀 해주지 않고 있다. 그건 병원과 상의할 문제라며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후 6시께 효사랑요양병원의 이형석 행정실장과 이사문 씨 등 관계자 3명이 체육관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흥분한 유족 일부가 울부짖으며 이사문 씨와 행정실장에게 달려들었을 때도 군청과 도청 관계자 대부분은 난리통에서 멀리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유족이 유족을 말려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장의 취재진과 유족들은 노란색 점퍼를 입은 공무원들을 찾았다. 한 취재진이 “병원 사람들 빼내요! 뭐 합니까!”라고 외치자 그제야 군청ㆍ도청 관계자 3∼4명이 병원 관계자들을 끌어내 옆 회의실로 피신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