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민 아산경찰서 둔포파출소장
어김없이 언 땅이 녹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어린 학생들의 꿈도 영글어 가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 4월은 잔인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수학여행 길에 나선 단원고 학생 등 300여명은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지고 말았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 국민이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충격으로 트라우마에 걸리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만시지탄인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모든 분야에 대한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이뤄야 할 시기다. 또 학교폭력 등 4대악 척결에 더욱 힘써 국민의 마음을 달래야 할 때다.
특히 또래 친구들의 희생을 보며 학생들이 마음에 받았을 충격과 상처는 어른이 짊어져야 할 큰 숙제로 남았다. 이들의 상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멀어질 때 혼돈과 방황의 길을 걷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그동안 경찰은 학교폭력 예방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시기는 아니다.
경찰은 그동안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대신해 교사ㆍ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우정경찰, 학교폭력 예방 비상벨인 우정벨, 학생ㆍ교사ㆍ경찰관이 제작에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UCC공모전, 학교폭력 전담 스쿨폴리스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아울러 등ㆍ하교시간 학교주변 거점 근무 등을 실시했고, 학교폭력을 쉬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적극 공개 처리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을 도입ㆍ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IQ 세계 1위인, IT 세계 1위라는 빛의 반대편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청소년 흡연율 1위, 학교폭력이 자살원인 7위라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국민 안심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불안을 느끼는 위험요소로 1위 아동성폭력(75.6%), 2위 학교폭력(72%) 3위 성폭력(68.2%)을 꼽았다. 학교폭력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들이 유명무실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5년간 학교폭력, 성적비관 등으로 자살한 학생이 735명이나 된다. 그동안 우리는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관심했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지도 못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에도 귀 기울이지도 않았다.
이제는 학교 폭력에 대한 방관이 또 다른 학교 폭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적극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힘써야 한다.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 하는 무관심, 학생들에 대한 몰이해로 더는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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