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관치금융 논쟁이 부활하는가’
기획재정부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현 기타공공기관에서 공기업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 등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이들 국책 은행을 공기업으로 재지정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에 대한 책임을 산업은행의 방만한 경영에서 찾았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지원과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은 2015년 10월 서별관회의 논란을 두고 만천하에 알려진 상태다.
심지어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산은은 들러리였다”고 폭로하기 까지도 했다.
정부가 주도해 진행한 구조조정의 책임을 은행의 방만경영으로 돌리고, 이를 이유로 정부의 관리ㆍ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논리다.
심지어 기업은행의 경우 산업은행에 들이대고 있는 ‘희안한 논리’를 적용하기는 더욱 어렵다. 기업은행은 주요 금융지주에 속한 거대 시중은행들과 경쟁하면서도 매년 당기순이익 1조원을 내며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다. 비대면과 핀테크로 대변되는 금융환경의 급변기다.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해야 할 시점이다. 민간기업에서 공기업이 되면서 창의력이 높아진 사례가 있을까. 신임 은행장이 선출되기까지 하마평이 난무하던 기업은행은 내부 직원들 사이에 오히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기업은행을 도왔다는 말이 회자되곤 한다. 관치금융에 대한 세간의 거부감이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도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산은이 자회사 대우조선에 대해 출자전환한 데 대해 ‘정부가 사실상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보조금 협정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돼면 “그렇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정책금융은 시장성과 공공성의 가운데서 외줄타기를 해야 한다. 관치금융이 이 균형을 무너뜨리면 정책금융의 효과 대신 폐해만 키우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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