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앞두고 현대기아차 31억달러 투자 계획 밝혀 -중국 자동차 업체도 처음으로 국내에 승용차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 본격화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 4.0% 감소 속에 수출은 0.4% 증가에 그칠 전망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연초부터 미국과 중국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오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현대기아차가 31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국내 시장을 겨냥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가뜩이나 수입차에 내수 시장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G2의 압박에 더욱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정진행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어 향후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정 사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 확대, 신규차량 생산, 공장 환경 개선 등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트럼프 미국 당선자의 투자 압박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현대차의 투자 계획은 미국 내 수요 확대에 발맞춰 현대기아차의 추가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예정된 투자 계획을 밝힌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이틀 앞두고 투자 계획을 밝힘으로써 트럼프의 압박에 호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사실 트럼프 당선인의 ‘America First’ 슬로건에 따라 미국 시장에 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은 한 두 곳이 아니다. GM이나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 자동차 등도 대규모 투자 및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7일 미국 자동차 업체인 GM은 10억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하기로 했으며, 이에 앞서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도 향후 5년간 100억달러(약 12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드는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을 포기까지 했다.

미국뿐만 아니다. 내수 시장을 겨냥한 중국 자동차 업계의 압박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5대 자동차회사인 북기은상기차의 국내 수입사인 중한자동차는 18일 국내 출시되는 첫번째 승용 자동차인 ‘KENBO 600’의 출시 소식을 알렸다. 또 세계 전기차업체 1위인 중국 비야디(BYD)는 최근 법인 등기를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패러데이퓨처‘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다각도로 타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진출 가능성은 지난해 중국내 주요자동차 업체들이 판매 상위 톱 10에 속속 진입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한 자동차 업체 CEO는 “우리도 중국 자동차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의 인수합병이 본격화되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G2의 압박이 점차 강해지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0% 감소한 1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수출 역시 세계 경기침체 지속과 보호무역 강화 등의 악재로 0.4% 상승한 269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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