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SBS 보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당히 달라졌다. (사)미래미디어연구소의 ‘2013 미디어 어워드’에서 SBS는 공정성과 신뢰도 부문에서 각각 2위와 4위에 오르는 약진으로 주목받았다. 신문과 방송을 아우른 미디어 평가에서 지상파 3사 중 가장 높은 순위였다.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서도 타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할 때, SBS는 지상파 중 유일하게 비난의 대상에서 빗겨갔다. 민영방송의 뉴스를 한 단계 끌어올린 중심엔 ‘SBS의 간판’ 김성준 앵커가 가진 ‘인물의 힘’이 적지 않았다. 뉴스의 힘이 약할 때에도, 52분을 정리하는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로 시청자에게 새로운 화두와 시각을 던진 것이 그 이유다.

지난 27일 SBS 목동 사옥에서 만난 김성준 앵커에게 자사 보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수도 있었고 기대에 못 미친 면도 있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일관된 기조를 세웠죠. 유언비어와 의혹이 넘쳐나니 검증되기 전에 보도하지 않는다는 ‘확인 보도’와 피해가족의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배려있는 보도’가 원칙이었어요. 그 때문에 사고 초반엔 SBS 뉴스에 ‘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보다 객관적인 보도가 나오는데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서해 페리호 등 각종 사고가 쏟아지던 1993년, 사건기자로 몸 담았던 시절부터 김 앵커는 수많은 사고현장을 직접 목격했지만,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로 집약된 이번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언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김 앵커는 “세월호 사고의 특징은 2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는 참담한 사고”이자 “정보의 시대에 벌어진 비극”이라고 짚으며, 특히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전파력을 가진 시대에 빚어진 참사를 보며 “기성언론이 사건을 대하는 방식와 지상파 메인뉴스의 기능을 고민했다”고 한다.

“지상파 메인뉴스가 해야할 일은 세 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진실부터 유언비어까지 넘쳐나는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해 진실을 가리는 것, 논쟁이 벌어지고 궁금증이 커진 일에 대해 충실히 전달하고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 사건이 불러온 갈등은 이후엔 꼭 정치로 비화돼 이념 논쟁으로 나아가기 마련인데, 이보다는 영상과 소리를 전달하는 감성적인 매체인 방송의 특성을 활용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판단이었어요.”

그 무렵 김성준 앵커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들은 충격, 분노, 슬픔, 그리고 자괴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김 앵커의 클로징 멘트는 인터넷 상에서 어록으로 만들어져 공유될 정도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소통하는 언론인이라는 평가도 여기에서 나온다.

“클로징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좋은 평가는 감사하지만, 비판의 날이 서거나 화끈한 멘트일수록 열광하는 면이 있다. 오히려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김 앵커는 “클로징의 목적은 오늘 하루 벌어지고 전해진 뉴스 중 ‘이것 하나만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SBS 뉴스가 보는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타사와의 차별점이기도 했다.

“민영방송이라는 구조적 한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깨달은 건 판단하기 나름이라는 겁니다. 세상이 흑백으로 나뉘는 건 아니니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가되 해야할 말과 짚어야 할 건 하고 가자는 거죠. 어느 쪽으로든 권력을 견제하고, 기업의 부패를 파헤치며 깃발을 들고 나서겠다기 보단, 어떤 이익단체가 됐든 해야할 말을 하고 시청자에게 관점을 제공해 한 걸음 같이 나아갈 수 있게 하자는 생각입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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