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 하나 등 은행권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모처럼 외풍이 사라진 모습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은행권이 내부 인사를 대상으로 CEO 선임 작업에 착수한 까닭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우리 사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지만, 시중 은행에는 자율적인 인사를 가능하게 해 오히려 득이 됐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했다. 우리은행은 인사철마다 외풍에 시달리며 고생했지만, 이번에는 모처럼 내부 인사를 대상으로 차기 행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우선 임추위 구성부터 정부 인사를 배제하고 과점주주 후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으로 선정했다.
차기 행장 후보군 역시 최근 5년간 전ㆍ현직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계열사 부행장ㆍ부사장ㆍ대표이사 이상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즉 내부 인사만을 대상으로 차기 행장 후보군을 가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 계열사 등에서 임원을 지낸 40여명의 인사가 예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가 차기 행장의 자격 요건으로 검증된 경영능력과 리더십, 은행의 미래 비전 등을 제시한 만큼 전직보다는 최근 5년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현직 임원들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도 지난해 경영성과가 좋았던데다 16년간 염원했던 민영화를 마무리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 행장 외에 이동건ㆍ남기명ㆍ손태승 그룹장도 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전직 중에서는 민영화 작업을 해왔던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 주력 후보군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최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이 오는 3월 24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한지주를 이끌 새로운 사령탑을 찾기 위함이다. 신한 역시 회장 후보군을 전ㆍ현직 자회사 CEO 등 내부 인사로만 구성하고, 후보들의 경력과 재임기간 중 성과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구성된 롱리스트는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현직 자회사 CEO 5명을 포함한 총 7~1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지주는 오는 6~7일로 예정된 그룹 경영포럼 이후 다음주 초께 회추위를 소집해 후보군을 3~4명으로 줄인 숏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내부 규정 상 한 회장의 임기 만료 두달 전까지 선출 작업을 끝내야 하는만큼 늦어도 오는 24일께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회장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조용병 은행장과 위성호 사장이다. 조 은행장은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7% 늘어난 1조5117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우수하다. 위 사장 역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서도 지난해 3분기말까지 총 5326억원을 벌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1% 늘어난 수준이다.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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