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가족 앞에 약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돈과 권력 앞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 역시 다르지 않았다.

안 총리 후보자는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청렴하게 살아온 법조인이라는 이미지가 굳어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과거에 ‘전관예우’ 논란으로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한 몇몇 법조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지난 2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약 1년 동안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많지 않은 소득으로 낡은 집에서 생활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비교적 솔직하게 인정했다.

안 후보자는 2012년 7월 대법관 퇴임 후 1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그해 연말까지 안 후보자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16억원. 이 중 6억여원은 세금을 내고 4억7000만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월 3억원이 넘는 수입은 ‘특별한 전관예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기부액 4억7000만원 중 3억원 가량이 총리로 지명되기 직전 한 자선단체에 전달된 사실도 밝혀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날짜로 보면 총리 내정 발표에 임박해서 기부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그 전부터 사회복지 기관과 접촉하며 적당한 곳을 물색해왔다”며 “청문회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또 지난 2006년 대법관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법관 퇴직 후 변호사를 개업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을 수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이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보통 판ㆍ검사들은 재직 때 박봉에 시달리더라도 변호사 개업으로 단 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로 힘든 업무를 견딘다고 한다.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그들에게 돌을 던질 이유는 없다. 탈세하지만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이유도 많지 않다. 하지만 공직자라면 다르다. 공직에 나선 자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당연하다. 더욱이 부패한 공직사회를 혁신할 총리후보라면 말이다. 국민검사로 유명세를 탄 안 후보자가 국민총리로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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