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바람에 코끝이 시려오는 겨울철에는 시장에 가서 싱싱한 굴을 사 오곤 한다. 시원한 굴국에서 초장에 찍어먹는 굴까지 겨울 밤 따뜻한 방에 들어 앉아 즐기는 야식으로 굴 만한 것이 없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봄에는 도다리가 맛있고, 가을에는 전어가 맛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수산물은 제 철이 있어 그 계절이 되어야 맛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즈음 시기와 지역을 가리지 않는 ‘철없는 수산물’이 하나 둘 우리 곁을 찾아오고 있다. 양식기술의 발달과 함께 첨단 기술이 양식에 접목된 덕분이다.
대표적인 가을철 수산물인 새우는 ‘바이오 플락’이라는 기술을 통하여 사시사철 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되었다. 바이오 플락은 미생물을 활용해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이 미생물을 다시 양식생물의 먹이로 이용함으로써 양식장을 하나의 독립적인 생태계로 만드는 친환경 양식기술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바이오 플락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알제리에 우리나라의 선진 양식 기술을 전수하여 사하라 사막에서 새우를 양식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동안 노르웨이 등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 온 연어도 앞으로 가까운 마트나 식당에서 싱싱한 국내 양식산으로 맛볼 수 있게 된다. 연어는 최적의 생육온도가 17℃ 전후로 노르웨이 등 추운 지방에서만 양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수온 문제로 양식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자유자재로 깊이 조절이 가능한 부침식 가두리를 활용하여 서식 수온을 조절함으로써 양식에 성공하고, 지난달 드디어 상업 출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노르웨이는 폐 선박을 활용하여 외해에서 연어를 양식하는 방법을 개발 중에 있다. 연어에 기생하는 기생충의 감염을 예방하고, 환경 제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양식 환경을 조절하기 위하여 이러한 방법을 도입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양식 산업은 이제 단순한 1차 산업을 벗어나 첨단기술과 접목한 융ㆍ복합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자 우수한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양식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역량을 한 데 모은다면, 미래 양식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미 이에 대한 공감대가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각계 전문가와 각 분야를 대표하는 140여개 기업이 함께 ITㆍBT 등 첨단 기술 융합 및 투자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또 첨단 양식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참다랑어와 같이 초기 대규모 시설비 투자나 신규기술 개발이 필요한 품목을 대상으로 대규모 민간투자가 가능하도록 면허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우리의 첨단 양식기술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 기술로 기른 수산물이 세계 시장을 누비고, 우리나라의 양식 기술을 전수하여 또 하나의 사하라 사막 양식 성공 사례가 도출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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