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 증시가 최대 우려 요인이었던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이벤트를 거친 가운데 최근 상승세로 전환한 코스닥 시장의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에서 확실시돼왔기 때문에 영향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등세를 탄 코스닥의 1차 지수 목표치를 630포인트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매년 코스닥의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점과 내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에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지난 7일부터 5거래일간 상승세를 보였다. FOMC 결과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14일 하루를 제외하고, 7~13일 4거래일 연속 1%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스닥지수가 8.4% 하락했던 것을 볼 때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반등세다.
이번처럼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이벤트를 거쳤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상황은 좀 더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코스닥은 9년 만에 다가온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18거래일간 9%가량 하락했고, 12월 FOMC를 전후로 빠른 속도로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락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현재 600~700포인트의 박스권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코스닥의 추가 상승여력은 8%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코스닥시장은 코스피 대비 50% 할증된 상태로 거래됐다. 지난 10월 이후 이어진 코스닥 조정으로 코스닥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8까지 하락했고, 코스피 대비 할증률은 현재 30%다.
전반적으로는 코스닥시장에 우호적인 여건도 형성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 하락세가 대표적이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6월29일 3조6700억원에서 8월18일 4조4100억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는 과거와 달리 횡보세를 나타내며 증가하는 신용융자잔고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달 8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3조6600억원으로,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신용융자잔고에 따른 손절매 물량이 상당 부분 출회됐음을 시사한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나타난 코스닥 급락은 산용융자잔고발 손절매 물량 출회에 따른 일시적인 과매도 현상으로 보인다”이라며 “코스닥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 왔다”고 진단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하락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단기 하락은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시발점은 630포인트”라며 “630포인트 수준을 단기 반등의 목표치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코스닥 시장의 중추를 이루는 제약ㆍ바이오주가 국민연금의 벤치마크(BM) 복제율 폐지와 저가매수 기회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도 지수를 지지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인 상승의 ‘키’는 기관이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상장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지만, 금리가 급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수에 후행적으로 대응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전체적인 추세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외국인과 기관이며, 올해의 경우 상승 여부는 기관에 달려있다”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과 연기금의 BM 복제율 폐지 등은 기관의 투자 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코스닥에 접근하기에는 아직 불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은 해마다 4분기에 순이익 적자가 나타났다.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는 1월 말에는 코스닥에 대한 경계심리가 재차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융자 이자율의 변경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다이 연구원은 “신용융자 이자율이 시중은행의 금융상품 금리보다 비탄력적이라는 특징이 있어 미국 금리인상이 개인 투자자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이라면서도 “본격적인 인상이 진행될 경우 신용융자 이자율 상승이 코스닥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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