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이사장 지시, 상무급 14명 사표
조직쇄신 빌미 ‘내사람 앉히기’
한국거래소에 ‘인사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무급 임원 14명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이 이들에게 사표 제출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사장은 조만간 상무급 절반 이상이 교체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거래소는 현재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경영지원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등 총 5개 본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각 본부를 담당하는 본부장보 2~3명과 상무급 전문위원 등이 이번 사표 제출 대상에 포함됐다.
거래소 상무급 임원 전원이 동시에 사표를 제출한 것은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이 취임한 2010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거래소 임원들은 인사권자인 이사장에게 재신임을 묻기 위해 동반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절반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에도 정 이사장이 사표 제출을 요구해 임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절반도 살아남지 못하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의 거센 반발 속에 취임한 정 이사장은 지난 2005년 통합 거래소 출범 이후 역대 최연소 이사장이다. 연배가 높은 임원들과의 화학적 융합은 신임 이사장의 ‘과제’로도 거론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 이사장이 ‘조직 쇄신’을 내걸고 자기 사람을 앉히거나 불편한 사람을 걸러내려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지난 9월 말 임기를 마친 최경수 거래소 전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으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일부 임원에 대한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는 정기 인사가 아닌 최 전 이사장의 재량으로 이뤄진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차기 이사장 선임이 임박한 상태에서 전임 이사장이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임원급 인사는 새 이사장이 오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전임 이사장이 조용히 내부 인사를 단행한 것은 새 이사장으로서도 당황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조직 개혁을 공언한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대한 슬림 하면서도 그룹 전체가 유기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구조를 설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 같은 의중을 반영해 사직서를 선별해 수리하거나 재신임할 것으로 보인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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