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소비심리 저하의 직격타를 맞은 패션업계의 불황이 끝을 모르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형 패션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다변화되는 소비패턴에 맞춘 공격적인 채널 확대, M&A와 브랜드 판권 확보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림으로써 기존의 생존경쟁이 점차 업계 주도권 경쟁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찍이 체질개선에 나서며 내실다지기와 외연확장에 주력해온 기업들의 노력은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전년대비 매출이 약 18%, 영업이익이 10%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4% 늘었고,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같은 기간 LF는 매출액이 약 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28% 증가했다.

패션업계 저성장 기조에도 패션업계는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 채널 다변화를 통해 꾸준히 성장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서날의 투자 움직임은 단연 돋보였다.

자체 브랜드 파워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보여온 한섬은 최근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100% 인수, 단숨에 약 1조 3500억원 매출의 국내 4위 패션기업으로 올라섰다. 한섬은 한섬글로벌을 통해 오브제와 오즈세컨, Y&Kei, 세컨플로어, 클럽모나코 등 브랜드를 포함, 유니폼사업 및 중국법인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한섬지엔에프는 타미힐피거, DKNY, CK, 까날리, AEO, 루즈앤라운지, SJYP 등 브랜드와 미국법인을 2261억원에 인수했다. 업계는 내년에 예고돼 있는 한섬의 중국 직진출과 수입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주목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SK 패션부문 인수로 한섬의 취약점 중 하나였던 수입브랜드 부분까지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경우 성장세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브랜드 판권 확보를 비롯해 주력 자체브랜드 중 하나인 톰보이에 대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내실다지기와 외형확장을 동시에 꾀했다. 올해 8월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신규브랜드만 7개다. 2017년부터 전개 가능한 폴스미스와 끌로에의 판권도 확보하면서 수입브랜드 판권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지난 9월에는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부티끄’를 표방하는 온라인몰인 ‘SI 빌리지’의 문을 열면서 다양화되고 있는 구매채널에도 대응,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통한 매출 2조원 달성을 향해 꾸준히 ‘진격’하고 있다.

LF는 일찍이 온라인몰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개선,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실제 비용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매장 대신에 LF몰을 중심으로한 온라인채널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수익성 악화’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침체기를 효과적으로 돌파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자사몰과 타사몰을 포함한 LF의 온라인몰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인해서 패션업계의 재편 움직임이 몇 해간 이어지고 있다. 경쟁력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저성장 속에서도 빅5의 매출 2조원 시대가 열릴 날이 머지 않았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