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리한 승차 탓 안전문 고장…퇴근길 큰 혼잡
-출입문, 가방 끈 등 7.5mm 이하 장애물 인식 못해
-5~8호선 출입문 사고 112건 중 92건 ‘이용 부주의’
-도시철도공사 “사람 많으면 다음 열차 이용해야 안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하루 평균 700만명 이상이 타고내리는 ‘서울시민의 발’ 지하철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적지 않다. 유난히 안전사고가 많았던 올해 서울 지하철, 대개 시설이나 운용시스템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안전의식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승객들 간 지켜야하는 기본 에티킷을 무시해서 일어나는 경우도 심심찮다.
안전 전문가들은 지하철 출입문 사고 10건 중 8건 이상이 이용객의 부주의로 발생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5~8호선에서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발생한 전동차 출입문 관련 사고는 총 112건으로 이 중 ‘이용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9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전체 82건의 사고 중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69건으로 가장 많았다.
▶무리한 승차…늦어진 퇴근길=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에 가까스로 타면 본인 입장에선 운 좋다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지난달에는 한 이용자가 전동차 출입문이 닫히는 순간 무리하게 승차를 하다 퇴근길 큰 혼잡을 빚었다. B 씨의 몸은 전동차 안에 가까스로 들어갔지만 가방이 문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에서 문이 닫히고 말았다. 그대로 열차가 출발하면서 출입문에 끼인 가방이 승강장에 설치된 수십 개의 장애물 검지센서를 차례로 부딪치면서 승강장 안전문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뒤이어 도착한 전동차는 센서 장애가 발생한 승강장 안전문이 닫히지 않아 전동차가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피해는 뒤따르던 다른 승객들이 입어야만 했다. B 씨의 부주의로 인해 중요 안전설비인 승강장 안전문에 장애가 발생해 사람이 다치는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많으면 다음 열차를 이용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하게 내리려다 손가락 크게 다쳐=C 씨는 출입문이 닫히는 순간 급히 내리려다 소지한 가방끈이 전동차 출입문에 끼었다. C 씨의 가방 본체가 전동차 바깥쪽에 놓였지만 전동차는 출발했다. C 씨는 달리는 전동차에서 왼손 중지로 가방끈을 쥐고 있었다. 전동차가 다음 역에 진입하자 차체 바깥에 놓인 가방이 스크린도어 장애물검지센서 등에 계속 부딪혔고, 그 충격이 전해져 왼손 중지 한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지하철 직원이 절단된 부위를 발견해 사고승객은 접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열차 출입문은 7.5mm 이상 장애물만 인지할 수 있다. 당시 가방끈의 두께는 그보다 얇았고, 운전실에서 알 수 없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많으면 다음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며 “사고승객이 스스로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다음 역에서 내릴 생각을 했더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안전수치만 익혀도 안전 UP=도시철도공사는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수칙을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다.
전동차와 지하철역에 설치된 1만1742대의 LCD모니터를 통해 자체 제작한 14편의 안전홍보 동영상을 편당 하루 40회 방영하고 있다. 또 5종 1만6150매의 안전 포스터를 제작해 대합실과 승강장에 부착했다.
‘출입문이 닫힐 때는 무리해서 타지 않기’, ‘열차 내 승객이 내린 후 승차하기’, ‘비상통화장치는 위급상황시만 사용하기’,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걷거나 뛰지 않고 손잡이 잡기’ 등의 안전홍보 멘트를 수시로 방송하고 있다.
나열 도시철도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라며 “지금도 시민들에게 안전과 관련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최근 지하철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고를 반영해 시민들이 가장 주목할 수 있는 방법을 서울시와 함께 연구해 추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