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검찰이 고재호 전 대우조선사장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5조원대 분식회계를 바탕으로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금액 규모가 크고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점이 크게 반영됐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 전 사장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하며 “이번 사건은 단일기업으로서 최대 규모의 분식 및 대출 사기”라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고 전 사장이 책임을 부하 임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점, 분식회계 때문에 회사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일으킨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고 전 사장은 최후진술에서 “회사에서 일어난 분식회계에 대해 대표로서 더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분식회계를 지시하거나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고말했다.

고씨의 변호인은 “전임 사장 시절부터 실무자들이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일부 분식회계를 자행해왔다”며 “실무자들로서는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고 굳이 회사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으려 (고씨에게)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김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뉘우치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우조선이라는 회사가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위치로 볼 때 CFO로 일하는 동안 분식회계가 발생한 데 책임을 통감하고, 이를 막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고 전 사장은 2012∼2014년 회계연도의 예정원가를 임의로 줄여 매출액을 과대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순 자산(자기자본) 5조7천59억원을 과대 계상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됐다.

그는 분식회계를 바탕으로 취득한 신용등급을 이용해 2013∼2015년 20조8천185억원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도 있다. 금융기관 대출만 4조9천257억원으로 조사됐다.

회계사기로 부풀려진 실적 덕분에 당시 대우조선은 적자가 났는데도 임직원들은4천96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고 전 사장과 김씨가 사기 대출을 받은 부분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임직원에게 성과금을 지급한 부분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고 전 사장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