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포스트 탄핵정국’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사들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앞으로 권한대행 체제를 맡을 국무총리는 물론 ‘차기 권력’으로 거론되는 일부 정치인들의 테마주가 요동쳤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황교안 테마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터엠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일을 앞둔 지난 5~8일 주가가 2배 이상(57.50%) 뛰었다. 전날에는 상한가(29.89%)를 찍으며 주가가 지난 2000년6월 이후 처음으로 4000원대를 기록했다. 국일신동도 이 기간 주가가 33.00% 올랐다.

두 종목은 회사 대표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온라인 주식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황교안 테마주’로 불린다.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별다른 호재가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상한가에 이른 것은 황 총리 ‘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 탄핵 이후 권한대행 체제에 대비해 실무적인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기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황 총리의 권한대행 기간은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 여부와 헌법재판소의 심리 기간에 따라 최소 2개월에서 최대 8개월까지 갈 수 있다.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해 박 대통령과 동일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전망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헌재 심판 이후 두 달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반영해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 테마주도 힘을 받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제약(9.91%), 바른손(11.29%), 에이엔피(14.03%) 등은 지난 5~8일 10% 안팎으로 상승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이 문 전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8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 가장 덕을 보는 사람은 바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과 구속처벌을 주장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테마주인 프리엠스(20.08%), 티엘아이(8.71%), 에이텍(6.77%) 등도 이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 심판’을 수순으로 보고 득실을 따져 테마주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치인 테마주는 시장 소문을 바탕으로 형성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탄핵안 가결이 향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대체로 시장이 탄핵안 가결에 공감대를 가진 상황에서 진행된 ‘정치적 일정’은 그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핵안 가결은 예상된 경로로 가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8일 프로그램 매수가 대거 유입되면서 증시가 2% 가까이 급등했던 점을 고려할 때 지수는 당분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탄핵과는 별개로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린 이후 코스피는 연말까지 꾸준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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