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맛 직구는 이제 ‘No’…달라지는 직구 풍경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외국 사이트를 종종 들어가서 상품을 구경하는데, 그중에서 마음에 들지만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위주로 구입하는 편이에요”.

2년 전 처음 해외직구를 시작했다는 이 모(여ㆍ38) 씨가 대부분의 입문자들과 마찬가지로 ‘옷’과 ‘건강기능식품’ 구입으로 직구에발을 들였다. 이 씨는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가격도 꽤 저렴해서 이래서 다들 직구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달에 2~3회씩 꾸준히 해외직구를 해왔지만 현재는 그 빈도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씨는 “프로모션 기간이 아니면 관세나 배송비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적인 혜택이 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들이나 특이한 상품들을 가끔씩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촌 최대 쇼핑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를 앞두고 해외직구 시장의 분위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성숙기에 다다른 직구 시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가보다 저렴한 가격이 기존 직구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면 현재 해외직구 시장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상품력 등 가격 외 요소들의 비중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주춤해진 직구 시장… 가격 혜택도 시들?=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주요쇼핑채널로 자리잡은 해외직구는 점차 그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서서히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구매 품목과 국가가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2011년 4억 7200만달러 규모였던 해외직구 거래액은 2014년 15억 44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직구는 15억 5000만달러를 기록, 증가세가 주춤해지는 듯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소비자 피해와 불만이 급증하는 등 해외직구의 장단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이 증가세 둔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관세청 측의 설명이다.

해외직구의 큰 이유 중 하나인 ‘가격’ 부분의 매력도 예전만 못하다. 해외 브랜드들이 가격조정을 통해 국가 간 상품 가격의 편차를 줄여나가고 있는 데다가, 경기불황으로 국내 유통채널에서 사실상 ‘상시세일’을 진행하면서다. 관세와 배송비까지 고려하면 직구가보다 국내가가 더 저렴할 때도 적지않다. 올해 초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키, 리복, 푸마, 뉴발란드, 아이다스 등의 해외직구가격과 국내 구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성인용인 뉴발란스와 푸마 2개 제품만 해외직구 가격이 더 저렴했다.

▶변화하는 직구 시장…나만의 것ㆍ편리한 것 찾는다=반면 이와 동시에 ‘새로운 것’을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한 명품 구매객들의 객단가가 매해 증가하고 있고, 가격과 상관없이 쉽게 구하기 힘든 ‘나만의 것’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제일 DnA센터는 디지털 패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의 해외 직구 관련 검색 데이터, SNS 버즈 등 약 18만 7000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 “직구가 대중화되고 독특함, 재미 등 새로운 소비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생활 밀접형 ‘1세대 직구’ 뿐 아니라 재미 중시형 ‘2세대 직구’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류나 가방, 건기식에 집중됐던 품목이 강아지 유모차나 전동휠, 액션캠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번의 ‘블랙프라이데이’를 겪으면서 경험치를 쌓은 국내 온라인마켓들의 직구 서비스 강화도 해외직구 시장에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이다. 쿠팡,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운영 중인 ‘직구코너’들은 배송비와 관세, 부가세 등의 이유로 ‘직구의 벽’을 느끼는 이들을 정면 겨냥, 국내 사이트를 통해서도 편리하게 직구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우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실제 지난 2일부터 8일 큐레이션 쇼핑몰 G9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오는 블랙프라이데이에 국내사이트에서 해외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그 이유로 해외직구가 ‘반품/교환이 복잡하고’(36%) ‘배송비, 관부가세가 비싸서’(33%) 라고 답했다.

G9 배상권 마케팅실장은 “복잡한 반품/교환절차, 배송비, 관부가세 부담, 언어적 문제 등 해외직구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보다 편리한 국내 직구 사이트를 통한 구매의향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