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8세가 되던 1994년 미 골프 역사상 최초로 US주니어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같은 해 동시에 석권했다. US아마추어챔피언십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그는 1996년 스탠퍼드대학교를 중퇴하고 프로 전향 후 이듬해 PGA 마스터스 대회에서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골프 황제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여자골프에서 ‘우즈의 길’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올해 US걸스주니어챔피언십과 US위민스아마추어챔피언십을 잇달아 제패한 성은정(17 영파여고2)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국 골프 역사상 같은 해 동시에 주니어와 성인 아마추어 대회 우승을 휩쓴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성은정뿐이다. 타이거 우즈의 역사에 견주어볼 때 성은정에게 프로대회 우승은 아직 4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성은정의 각오가 다부지다. 프로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하고 있는데 목표를 우승으로 정한 것이다. 그 이유도 타이거 우즈 때문이다. 성은정은 타이거 우즈의 책에서 답을 찾았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는 ‘목표는 항상 우승이고, 예선 통과와 같은 목표란 없다’라고 말했는데 여기에 감동을 받은 것이다. 이번 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 대회에 임하는 성은정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 됐다. “우승이 목표가 되면 행동 역시 그에 걸맞게 달라질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목표는 항상 우승입니다.”프로가 놀란 아마추어
올해 아쉬움도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특히 올해는 3타 차 선두를 유지하고도 마지막 18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연장 승부 끝에 고배를 마셨다. 트리플보기의 후유증이 생길 법도 한데 성은정은 아무렇지 않단다. “워낙 시합이 연달아 있어서 후유증이랄 게 없었어요. 아쉽다고 생각하기 보단 기회가 또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지난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에비앙챔피언십에는 초청선수로 경험한 첫 메이저 대회였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놀라운 ‘어린 골퍼’는 선수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인사가 돼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 다니엘 강은 성은정을 알아보고, 놀라워하며 주변에 그를 소개하기에 바빴다고. 프로가 아마추어를 보고 놀라는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고의 해였지만 아직은 덜 여문 까닭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올해 티샷이 엉뚱하게 토핑이 난 적도 두어 번이나 됐다. 그래서 성은정은 최근 스윙 코치인 김주형 프로와 함께 스윙 교정을 통해 티샷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내년엔 더 큰 도전이 성은정을 기다리고 있다. US아마추어 우승자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브리티시오픈, ANA인스퍼레이션 출전을 확정했다. 성은정은 “한 번도 안 나가본 시합이고, 메이저 대회니까 힘들겠지만 후회 없이 경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즌 종료 후 성은정은 호주로 향한다. 호주에서 훈련과 시합을 병행한 후 미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타이거 우즈보다 더 어린 나이에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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