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육군사관학교에서 여생도가 동기 여생도를 장기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여생도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는 ‘장군의 딸’로 알려졌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A생도(21ㆍ여)는 지난 3월부터 약 4개월간 같은 생활관을 사용하는 2명의 여자 동기생을 뒤에서 껴안거나 신체의 특정 부위를 만졌다. 그들의 침대에 함께 누워 허벅지를 더듬기도 했다.

육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피해 여생도들이 처음에는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A생도의 유사한 행동이 몇 차례 반복되자 자제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 7월 A생도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의심이 간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피해 여생도들은 상담관을 찾아 방을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육사 측은 지난달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섰다. 육군 관계자는 “지난달 초 학교 측이 A생도에게 진상을 확인했다”면서 “본인이 육사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자퇴한 뒤 의대를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육사는 즉시 훈육위원회를 열어 A생도를 자퇴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생도의 성추행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 육사는 생도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한다. A생도의 경우 이 과정이 생략됐다. 현역 장성인 A생도 아버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A생도의 아버지가 국방부 장관을 지근 거리에서 업무를 챙기는 실세”라면서 “육사 생도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생도대장(준장)과 A생도의 아버지가 육사 동기여서 편의를 봐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육사 측이 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생도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A생도가 왕따를 당해 자퇴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성추행 피해 생도들이 가해자로 오해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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