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채로 불에 넣으면 ‘자작자작’ 하며 타들어 간다는 자작나무.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내 그 위에 때묻지 않은 연정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단다. 이루지 못할 사랑일수록 자작나무로 만든 편지가 힘을 발휘한다나. 나목(裸木)의 모습이 아름다운 자작나무는 나무의 여왕이다.-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자작나무우리나라 골프장 중에서 자작나무숲이 아름답기로는 ‘백암cc’가 단연 으뜸입니다. 지금은 ‘비에이 비스타’로 바뀌었지만 옛 이름이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이었을 때가 더 운치가 있었습니다. 흰 바위가 많아서 백암이라는데, 하얀 바위와 눈부신 자작나무의 조화는 삶의 시름이나 골프를 잠시 내려놓기에 충분합니다. 피부를 스치는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나무들이 짐을 내려놓고 뜨거웠던 심장과 들떴던 머리가 현실의 온도로 돌아가는 늦은 가을이 ‘백암의 자작’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입니다.올해가 가기 전에 백암엘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외롭고 슬퍼서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다, 취하다 보면, 문득, ‘그분’을 뵙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게 아니면 자작나무숲 쪽으로 슬쩍 OB를 내고 못다한 사랑 노래를 쓸 수피라도 벗겨 오든지요.*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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