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라는 대내외 리스크에 개미(개인)투자자의 증시 이탈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가뜩이나 올 들어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개미는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생각에 주식 팔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6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개인의 순매도가 6개월간 이어진 것은 지난 2005년5월~2006년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개인은 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6조6180억원을 빼냈다. 이는 올해 기관의 순매도액인 6조6454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좀처럼 증시에 진입할 틈을 찾지 못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 혼란이 극심해진 가운데 미국 대선의 막판 혼전 양상으로 투자심리는 한층 더 냉각됐다.
최순실 의혹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부터 지수는 4거래일간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 2일 장중 1970선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 지수(VKOSPI)도 전날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18.41을 기록했다.
공포에 질린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들어 4거래일간 순매도한 금액(3677억원)은 지난달 순매도 금액 9582억원의 30%가 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정정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자보다 불확실성에 더욱 취약한 편”이라며 “코스피가 개인의 매도 기준선인 2000포인트를 웃돌고 있었던 점도 투매를 하려는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개인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코스닥(개인투자자 비중 90%)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일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닥 시장에서 972억원 순매도 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특히 한미약품 사태 이후 제약ㆍ바이오 등 개인이 선호하는 종목의 낙폭이 커 향후 추가 투매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중ㆍ소형주의 경우 내년 정권 5년차에 들어서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