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무심코 복용하는 감기약 등 의약품이 음주 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령 질환 의약품이 안전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현재해상이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와 손잡고 의약품 복용 운전방지 캠페인을 진행해 주목된다.

현대해상화재보험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의약품 성분이 안전운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질환 관련 의약품 중 당뇨, 고혈압, 치매 약이 안전운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약품 가운데는 비염치료제가 안전운전에 가장 큰 영향을 줬으며 그 다음으로 종합감기약, 피임제, 진통제 순서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행 전 의약품을 복용한 운전자의 76.2%가 졸음 또는 집중력 저하를 경험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의약품 복용량이 크게 늘고 의약품이 안전운전영향도에 미치는 영향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하루 평균 의약품 복용량은 0.9개이지만 30대는 1.4개, 40대는 2.0개, 50대는 3.7개, 60대는 6.7개, 70대 이상은 10.7개로 늘어났다. 30∼40대의 하루 평균 의약품 복용량은 1.7개이지만, 6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8.7개로 5배 이상 많아진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음주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만 약품의 위험성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운전자의 42.8%가 운행 전에 의약품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하는 등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되면 질환을 앓는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이 더 커지는 만큼 의약품 복용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연구소가 장기보험ㆍ자동차보험을 동시에 가입한 현대해상 고객 54만7922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운전자 가운데 심혈관질환, 뇌신경질환을 앓는 이들은 기온차가 심한 겨울과 여름에 비질환자보다 사고율이 3∼5%포인트 높았다.

연구소 이수일 박사는 “고령자일수록 의약품 복용 전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아보고 운전할 때 참고해야 한다”며 “겨울에 많이 복용하는 감기약, 비염약 등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약을 먹으면 운전을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에서는 의약품이 안전운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안전운전 영향도를 픽토그램으로 표시하여 약품표지에 부착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의약품 복용 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대해상과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는 11월부터 한달동안 전국 2만2000여개 약국에서 의약품 복용 후 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의약품 복용운전 방지 캠페인을 펼치기로 지난 20일 협약했다.

이에 따라 약국에서 의약품 판매 시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에 운전을 조심하라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의약품 안전사용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바이럴 영상을 통해 해당 캠페인의 취지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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