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실망매물 털어낸 외국인 최근 3거래일간 순매도 8000억 육박 4분기 7조 영업익 회복·지배구조 이슈 기관들은 6000억 가까이 매입 ‘대조’
‘갤럭시노트7’ 사태로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전혀 상반된 투자전략을 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갤노7 단종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간 8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관은 이 기간동안 6000억원에 가까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차익실현과 실망매물을 쏟아낸 외국인과 4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 회복과 지배구조 이슈에 베팅한 기관의 매매공방에서 누가 최종승자가 될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2% 이상 오름세로 출발하며, 나흘만에 반등에 나서면서 일단 기관이 먼저 웃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간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927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단종 결정까지 내리며 주가가 하락한 시기와 맞물린다. 특히 전날 일별 순매도 금액은 5524억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의 85%가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나타났다는 점은 ‘갤노트7’의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케 한다. 3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7895억원 순매도했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판 한국전력(1212억원)과 비교해도 순매도 금액이 6배가 넘는다.
“외국인은 한국 시장을 판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를 판 것”이라는 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반면 기관은 3거래일간 1조4296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전날 일별 순매수 금액은 6243억원으로 올 들어선 지난 1월28일(1조644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외국인이 내놓은 삼성전자 매물을 기관이 받아낸 양상도 포착됐다. 기관은 이 기간 삼성전자(5668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그러면서도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코덱스(KODEX)인버스(777억원)를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매수, 코스피 상승을 노리는 KODEX레버리지(921억원)를 가장 많이 매도했다.
종목으로는 삼성전자를 사들이면서도 주가 하락에 대비, 지수 하락시 이익을 내는 코덱스 인버스를 동시에 사들여 ‘보험’을 들어놓는 치밀함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두고 호각지세(互角之勢)를 보이는 외국인과 기관 간 공방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우선주를 포함해 23%에 달한다. 현재까지는 외국인의 판단이 옳았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장 마감 직후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정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수준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일주일도 안 돼 ‘어닝 쇼크’로 변모한 것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 투자기관들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예상치 못했던 ‘갤노트7’ 생산 및 판매 중단 파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전략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은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잠복한 삼성전자가 3분기 선방한 실적을 보인 데 이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찬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갤노트7 사태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처가 미숙해 악영향이 커졌다”며 “차기 모델 라인업을 통해 신뢰를 되찾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커 투자심리가 당분간 불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관의 불안감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오를 것을 기대해 이에 베팅하면서도, 헤지 전략으로 지수 중심의 인버스 상품을 사들였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기관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단종을 2009년 일본 도요타 리콜 사태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는 도요타보다 훨씬 빠른 초기 대응과 의사 결정을 보이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 훼손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실적 재공시로 갤노트7 판매 중단으로 예상될 수 있는 직접적 제반 비용을 모두 선반영했다”며 “최근 제기된 3분기와 4분기 실적 하향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완화해준 동시에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부담감을 제거해주면서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도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을 7조1000억원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 195만원과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정보기술·모바일(IM) 부진을 반영해 기존 35조원에서 33조원으로 하향했으나 반도체 부문 이익이 17조원으로 IM 부문 이익 11조원을 웃도는 방향성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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