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첫 번째 미국 대선 TV토론회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라는 평가다. 그러나 수혜주 분석에 바쁜 증권가에, 오히려 대선 수혜주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치구조를 놓고 보면 클린턴이 당선되거나 혹은 트럼프가 당선될지라도 산업의 급격한 변화나 정책변화를 이끌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바로 의회 통과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증시는 트럼프를 싫어해=금융투자업계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 공약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으나, 이들이 현실화 되는 문제는 또 다른 영역이다. 1977년 이후 미국 역대 정부 공약 이행률은 62%에 불과하다. 상하원으로 이뤄진 의회가 정부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의회 선거는 상ㆍ하원 모두 현재와 비슷하게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이는 여소야대 의회다. 오바마 정부 후반기와 마찬가지인 셈인데, 공약이행에 약간의 제한은 있을 수 있으나 ‘정책거래’로 클린턴 정책 이행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오바마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공약이행 예측도 가능하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가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세제 개편, 규제 철폐, NAFTA 재협상은 현 상황을 뒤집는 정책이다. 공약 이행도가 훨씬 높은데다, 공화당내 트럼프 반발세력도 상당해 현실화 실패 가능성이 크다. 말을 자주 바꾸는 트럼프 스타일은 정책 실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인데, 트럼프 당선시 가장 큰 위험요인은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시장은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수혜주는 없다?=이처럼 힐러리는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는 변화를 바라나 현실화 가능성이 적다. 결국 이들 후보의 당선을 시나리오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현지에서 거론되는 특정후보 수혜주도 ‘사상누각’에 기초한 종목이라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세멕스의 경우 멕시코 국경에 장벽 설치시 시멘트와 콘크리트가 많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수혜주로 거론된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대통령된다고 법률을 바꾸거나 권력을 휘두룰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힐러리가 당선된다고 전국이 태양광 패널로 덮히고, 트럼프가 된다고 1100만 불법이민자가 수용소에 갖히는 것은 아니다”며 “차분히 대선 경과와 결과를 지켜보고 큰 흐름(과거 오바마케어와 같은)이 출현했을 때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과거보다 보호무역기조를 강화하는 점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엔 부담이다.
옥혜인 연구원은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두 후보 모두 보호무역기조를 표방한다”며 “한국기업의 교역량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