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서 모형조정 통해 인하안 제시

이달 금융사 의견 처음 수렴키로

금융위 정책적 조정 관여 전망

예금보험료율 인상 방안을 놓고 예금보험공사와 보험업계가 맞서온 가운데 예보가 기존 연구용역안보다 인상 폭을 낮춘 수정안을 내놨다. 보험업계도 세부 요율을 협의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방은 산출 모형 논쟁에서 업권별 조정 논의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달 30일 열린 제4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요율 산출 모형을 일부 조정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업권별 세부 요율은 협회와 예보, 금융당국 간 협의를 거쳐 정해질 전망이다.

앞서 7월 1차 TF에서 공개된 연구용역안은 은행 요율을 현행 0.08%에서 0.13%로, 금융투자는 0.15%에서 0.22%로 올리는 내용이었다. 생명보험은 0.15%에서 0.40%로, 손해보험은 0.15%에서 0.50%로, 저축은행은 0.40%에서 0.54%로 각각 인상하는 안이었다. 특히 현행 요율의 2.5~3배에 이르는 인상안을 받아든 보험업계는 산정 근거가 불투명하다며 반발해왔다.

4차 TF를 거치며 업권의 기류는 달라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4차 TF에서 모형 조정을 통해 나온 인하 조정안이 꽤 큰 폭이었다”며 “그간 예보료율 산출식의 구성 자체에 대한 논의가 중점이었다면 앞으로는 업권별 조정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권별 구체적인 조정 요율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예보는 11월부터 협회뿐 아니라 개별 금융회사의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이 각 업권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개별 금융사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사부터 소형사까지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11월 중 개별 금융사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보료율 인상은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기금 재원 확보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9월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아지면서 기금 손실 위험에 대비한 재원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예보의 설명이다. 예보 관계자는 “기금 확보 필요성에 대해 업권을 설득하는 논의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최종 요율에는 정책적 판단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서도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김성식 예보 사장은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업권 의견을 많이 수렴해 접점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업권별 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업권 중 가장 높은 요율을 적용받는 저축은행은 추가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당국의 판단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구용역안보다는 요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0.4~0.54%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예보료는 수신 평균잔액에 비례해 산정돼 대형사일수록 같은 요율 인상에도 비용 부담이 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요율이 조금만 올라도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소형사도 예금 관련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다만 과거 저축은행 사태에 따른 기금 부담이 남아 있어 적극적으로 반발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인상 폭이라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원·김서현 기자


won@heraldcorp.com
sns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