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 가짜계정 비중 13%→17%
JP모건 부정 여론 참여 계정 23%가 ‘가짜’
국내 금융피해 관련 계정도 20.45% 탐지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특정 종목을 띄우거나 깎아내리고 금융회사에 대한 불매 여론을 키우는 ‘가짜계정’의 활동이 확산하고 있다. 계정 6개 가운데 1개 꼴이다. 국내에서도 금융피해 관련 온라인 대화에 참여한 계정 가운데 20% 이상이 가짜계정으로 탐지돼 비슷한 위험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글로벌 인텔리전스 기업 사이브라(Cyabra)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 관련 온라인 대화에서 가짜계정이 차지한 비중은 2024년 13%에서 2025년 17%로 높아졌다. 계정 약 6개 중 1개가 가짜계정으로 분류된 셈이다. 같은 기간 이들 계정이 만들어낸 참여도는 50.8%, 잠재 도달 범위는 52.6% 증가했다.
가짜계정은 특정 종목을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사이브라 분석에서는 워런 버핏이 세운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긍정적으로 홍보하는 가짜 프로필 1188개가 확인됐다. 반대로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제조기업 ‘테슬라’의 경우 한 가짜계정이 1만7400건 이상의 게시물을 올리며 판매 감소와 기술력,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등을 반복적으로 부정적으로 언급한 사례가 포착됐다.
금융회사에 대한 부정 여론을 키운 사례도 포착됐다. JP모건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노출 위험을 지적한 이후 확산된 부정 여론을 분석한 결과 참여 계정의 23%가 가짜계정으로 나타났다. 관련 콘텐츠의 잠재 도달 범위는 약 300만명으로 추산됐다.
사이브라가 말하는 가짜계정은 단순히 자동으로 움직이는 ‘봇’만을 뜻하지 않는다. AI로 만든 페르소나나 허위 신원·사칭 계정, 여러 개의 신원을 사용하는 위장 계정 등 신원이나 활동 방식에서 비진성 특성이 탐지된 계정을 포괄한다.
문제는 여러 가짜계정이 같은 주장을 반복하거나 서로의 게시물에 반응할 경우 실제보다 많은 사람이 같은 의견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이브라 측은 “실제 고객 1000명의 불만과 소수의 주체가 수백 개 계정을 동원해 만든 1000개의 부정적인 게시물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지만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여론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브라는 금융시장에서는 이처럼 실제 이용자의 의견과 인위적으로 증폭된 목소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짜계정 활동이 확인되고 있다. 사이브라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X에서 개인정보 유출, 카드피해, 대출, 리딩방, 가상자산 등 금융피해 관련 온라인 대화를 분석한 결과 709개 프로필 가운데 145개인 20.45%가 가짜계정으로 탐지됐다.
실제 게시물에서는 “두 달 만에 200만원 수익 달성”, “월 2000 이상 벌 남 알바 구해요” 등 고수익을 강조한 문구가 적지 않았다. 또 “666이라 리딩방 출입 비번인가”, “666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세요”처럼 외부 채널이나 리딩방으로 이동을 유도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신분증·통장·여권 등 서류 위조·판매 관련 대화에서도 가짜계정 참여가 확인됐다. 가짜계정의 주요 탐지 특성으로는 자동화 행동(봇)이 40.72%로 가장 많았다.
다만 국내에서 포착된 가짜계정 활동이 해외 사례처럼 조직적으로 금융시장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사이브라는 “일부 계정 간 연결과 유사 행동은 확인했지만 하나의 주체가 특정 금융 이슈를 조직적으로 증폭한 단일 캠페인이라는 명확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