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랜 기간 모아온 돈을 남편이 아내에게 알리지 않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대부분 잃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양나래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는 ‘아이 대학 등록금인데…몰래 주식 투자해서 돈 날린 남편, 유책 사유 될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40대 후반 여성 A씨는 남편과 맞벌이하며 20세 자녀를 키우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빠듯한 생활을 이어 온 부부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대학 등록금을 미리 조금씩 모으기로 약속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따로 모아 자녀가 대학에 진학했을 때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부부는 중간에 시부모의 수술비가 필요했을 때도 그 돈에는 손대지 않았다. 아내가 일부를 병원비로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남편은 자녀의 등록금을 위해 모으기로 한 돈이라며 거절했다고.
그렇게 모은 돈은 자녀가 고3이 됐을 무렵 약 3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자녀가 대학 입시에 한 번에 합격하지 못하고 재수를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학원비와 교재비 등이 예상보다 많이 들자 부부는 모아둔 돈 일부를 재수 비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A씨가 이후 남편에게 “아이 학원비를 내고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지 않았다.
불안해진 A씨가 계좌를 확인하자 통장에는 돈이 하나도 없었다. 남편은 해당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고 고백했다. 주식 시장이 좋아 재수 학원비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불리려고 했지만 투자 손실이 이어지면서 남은 돈은 400만원에 불과했다.
부부가 크게 다투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를 자녀가 듣게 됐다. 다음 날 자녀는 부모에게 “나는 그냥 대학교 안 가고 돈 벌겠다. 우리 집 돈 벌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A씨는 자녀가 부모의 경제적 갈등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남편이 부부가 공동으로 모은 돈을 동의 없이 투자해 잃은 것이 이혼 과정에서 남편의 유책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이미 투자로 잃어버린 돈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양나래 변호사는 “부부가 공동의 목적으로 모은 돈을 배우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분해 손실을 낸 행위는 신뢰를 깨뜨린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유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산분할을 할 때 분할 대상 재산은 현재 존재하는 자산이 기준”이라며 “남편이 투자로 돈을 날리고 현재 400만원 정도만 남아 있다면 원칙적으로 남아 있는 400만원이 분할 대상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날린 돈을 원래 있었던 돈으로 간주해 재산분할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신 양 변호사는 “남편이 마음대로 그 돈을 투자해서 날린 부분에 대해서는 이혼 소송하면서 위자료 청구로 일부 정신적 손해를 보상받을 수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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