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1세부터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적자인생’에 재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노동소득>소비’인 흑자인생은 28~60세였으며, 45세가 정점(1인당 1932만원)이었다. 0~27세와 61세 이후가 적자구간이었는데, 16세에 적자(-4604만원)가 가장 컸다. 유년기엔 교육비, 고령기엔 의료비 지출이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십수년간 적자 정점(16~17세)과 흑자 진입(27~28세) 시기는 대체로 일정했으나 노동소득 최대 연령과 적자 재진입 연령은 갈수록 늦춰지는 추세다. 2010년 대비 노동 소득 정점 연령은 38→45세, 적자 재진입 56→61세였다. 같은 기간 흑자생애기간은 29년에서 33년으로 늘었다.

적자 재진입이 늦춰지고, 노동소득에서 비롯된 흑자생애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순생산 인구의 실질 가동 시간이 늘어나고 잠재성장률의 노동기여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지표와 연관해서 보면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소득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2024년 39.7%였다. 소득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위 소득의 절반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율로 노인 10명 중 4명은 상대적 빈곤층이라는 얘기다. 지난 2015년 49.6%에서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OECD 최하위권이다.

늦은 나이까지 일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노동의 질이 문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55∼59세 연령층이 ‘주된 일자리’(생애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나이는 46.6세였으며 60∼64세는 51.6세였다. 평균적으로 45세에 노동소득이 정점에 이르지만 40대 후반~50대 초반엔 구조조정, 폐업, 해고 등으로 주된 일자리로부터 이탈한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임시·일용직 비중과 단순노무직 종사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노년층의 적자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유년층의 적자를 넘었다. 이를 메꾸기 위해서 개개인은 저임금·불안정 노동을 감수해야 하며, 민간 이전(가족부양)이나 정부 공공 이전(복지 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다.

노인 삶의 질은 하락하고 민간·공공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적자 재진입 연령을 늦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연령대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하고 50대 이후의 소득절벽을 완화시키며 60대 이후 주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 사적연금·퇴직연금 등 개인 차원의 생애 저축을 늘려 정부 이전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적 연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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