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L, PCB 핵심 소재
국내·중국 생산라인 추가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 가동
지난 4월 태국 투자 발표 이후 5개월만
조 단위 투입으로 AI 데이터센터 소재 발주 선제 대응
유승우 사장 “중장기 성장 가속화”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은 국내 및 중국에 약 9700억원 규모의 동박적층반(CCL) 시설 투자를 단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4월 태국 투자 발표 이후 약 5개월만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가속기, 네트워크 스위치, 광모듈 등에 폭넓게 쓰인다.
㈜두산은 국내에 약 4200억 원을 들여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중국에는 약 5500억원을 투자해 AI 가속기·네트워크 스위치용 CCL을 만드는 공장을 신축한다. 투자는 2028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집행된다. 증설 라인은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생산 거점은 제품 특성과 시급성을 고려했다. 국내에는 품질과 핵심 기술 보호가 중요한 광모듈용 CCL 라인을 두고 전문 인력을 활용한다. 중국에는 글로벌 PCB 제조사들이 밀집해 고객 대응이 빠르고, 급변하는 수요에 맞춰 신속하게 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두산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빠르게 늘고 있는 CCL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증설 계획을 내놓으며 CCL 발주 규모도 이전과 달리 조단위로 커지고 있다. ㈜두산의 국내 생산라인은 이미 100%가 넘는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증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과 생산 역량을 모두 갖춘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기술력은 이미 입증됐다.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CCL은 초고속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요건으로 인해 소수 기업만 만들 수 있으며, ㈜두산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또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간의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주고받게 하는 광모듈 분야에서도 하이엔드 CCL을 공급하고 있다.
기술 우위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CCL 사업을 주관하는 ㈜두산 전자BG(비즈니스그룹)는 2024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약 1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유승우 ㈜두산 사장은 “글로벌 고객사들은 오랫동안 축적해 온 ㈜두산의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 발주도 대형화되는 만큼, 한 발 앞선 투자로 필요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해 고객의 신뢰에 답하고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