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SBI그룹과 기관 자금 이전·환전·정산 전 과정 검증
보험업계 최초…시간 단축·환전 비용 절감 가능성 확인
실거래 적용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 정비가 관건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교보생명과 일본 SBI그룹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엔화와 원화를 직접 환전해 기관 자금을 이전하는 구조를 검증했다. 디지털 토큰을 활용해 국가 간 기관 자금의 이전·환전·정산 전 과정을 시험한 국내 보험업계 첫 사례다.
교보생명은 SBI그룹과 지난 7월부터 진행한 ‘한일 스테이블코인 기반 크로스보더 실증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SBI그룹 산하 SBI 디지털프랙티스(Digital Practice)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금융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테스트환경에서 실제 활폐가 아닌 테스트 토큰을 활용했다. 캔톤 네트워크는 금융기관 간 거래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처리하도록 설계된 글로벌 금융 특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핵심은 달러를 매개로 하지 않고 엔화와 원화 간 기관 자금을 직접 이전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엔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 단계의 환전과 정산을 거쳐야 했다. 이에 따라 처리 시간과 비용이 늘고 환율 변동 위험도 발생할 수 있었다.
이번 실증에서는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환전하는 방식을 적용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자금을 이전할 수 있는 구조를 테스트 토큰으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국경간 자금이전의 처리시간 단축과 중개 환전 절차 간소화에 따른 비용 절감, 거래정보의 실시간 확인·추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외에서 이전된 디지털자산과 관련 정산금을 국내에서 안전하게 처리하는 운영모델도 함께 검증했다.
교보생명은 관련 제도와 금융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이번 실증 구조가 해외 금융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한일 간 디지털자산 환전과 자산운용 연계, 실제 거래 구조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델 발굴 등 Web3금융 분야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가 간 기관 자금이전의 기술적 가능성과 효율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SBI그룹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Web3금융 인프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거래 적용까지는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근거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발행 주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당은 이달 말 공청회를 열 예정이며, 금융위원회는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