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국민 숙의’ 결과 공개
180명 참여 1박2일 대입제도 숙의
채점 공정성·AI 신뢰도 핵심 쟁점
수능 절대평가 전환도 함께 검토
10월 대입개편 등 국가교육계획 시안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둘러싼 국민 숙의 결과가 국가교육위원회 본위원회에 보고된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을 놓고 채점의 공정성과 인공지능(AI) 활용 신뢰도, 사교육 확대 가능성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향후 대입제도 개편 논의 방향이 주목된다.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는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회의를 열고 ‘대입제도 관련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를 보고받는다고 밝혔다.
국교위는 지난달 29~30일 1박2일간 국민참여위원회를 대상으로 ‘미래 대입제도 방향’과 ‘서·논술형 평가’를 주제로 숙의토론을 진행했다. 참여 신청자 203명 가운데 180명이 실제 토론에 참석했다. 국교위는 사전·사후 의견조사와 토론 내용을 분석해 대입제도 개편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시 숙의에서는 현행 객관식 중심 평가만으로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면서도 서·논술형 평가 도입 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특히 도입에 찬성하거나 필요성을 인정한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대입에 활용하려면 채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대규모 수능 답안을 어떻게 채점할지도 쟁점이다. 국교위는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숙의 과정에서는 AI가 1차 채점을 하더라도 최종 성적에 대한 책임이 교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채점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한 뒤 상대적으로 짧은 답을 요구하는 서술형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같은 논쟁은 이달 들어 국교위 내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4일 열린 국교위 임시회의에서는 ▷AI 채점의 공정성 ▷성적 이의제기·소송 가능성 ▷교사의 채점 부담 ▷학생 부담 증가 ▷사교육 확대 가능성 등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가 잇따랐다. 일부 위원은 “서·논술형 평가 도입이라는 방향을 먼저 설정한 뒤 공론화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있었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당시 “33년간 지속된 수능의 객관식 문제에 대해 성찰할 때가 됐다”면서도 사교육 문제와 교사 준비, AI 기술의 안전한 활용 등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교위가 검토하는 대입개편 의제에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뿐 아니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내신 절대평가 확대, 학교 내 서·논술형 평가 확대, 대입전형 시기 조정 등이 포함돼 있다.
현행 수능에서는 영어·한국사·제2외국어 등이 절대평가지만 이를 전체 영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다만 국교위는 아직 확정된 대입개편안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교위는 국민참여위원회 숙의와 현장 토론 등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입제도 개편 내용이 포함될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은 오는 10월 말 공개한다. 이후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3월 국가교육발전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학교시민교육 기본원칙’도 최종 보고된다. 지난달 제8차 회의에서 일부 자구 수정을 조건으로 심의·의결된 안이다. 명칭에서 국가를 빼고 논쟁적 사안을 다룰 때 국가교육과정과 교육목표, 학생 발달 수준을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반영됐다.
차정인 위원장은 “사회적 관심이 큰 대입제도는 다각도의 숙의 과정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경청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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