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MOU 18일 전후 체결...조현 장관도 미국행

알래스카 LNG, 사업성 논란있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 검토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 쟁점으로...의결권 확보가 관건

알래스카 송유관[AP]
알래스카 송유관[AP]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미 간 대미투자 프로젝트 양해각서(MOU) 발표를 앞두고 투자 규모와 사업 선정, 수익 회수 방식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초 합의를 넘어선 추가 투자와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안보 현안과 연계된 협상이라는 점에서 상업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한국의 약점을 미국이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17일 국회에 대미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이르면 18일 미국과 관련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MOU 체결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해 막판 협의에 나섰다. 다만 협상 상황에 따라 체결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대미투자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여기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추가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도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6일 정치권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대미투자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되, 당장 투자를 확정하기보다는 사업성과 참여 조건을 추가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업은 높은 건설비와 운송비, 미국의 인건비·물가, 환경규제 등을 고려할때 수익성 확보가 물음표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중동전쟁으로 글로벌 원유·가스 공급대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탈중동’ 에너지 조달구조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검토 선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산지가 가까운 텍사스 휴스턴에서 한국과 일본까지 LNG를 수송할 땐 빨라도 3주, 파나마 운하가 막히면 한 달 정도 걸리지만, 알래스카에선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특히 규모가 큰 LNG 운반선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기 어려운 탓에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는 루트를 이용하면 45~50일까지도 소요된다.

그러나 이사업은 440억달러(약 60조원) 투입이 예상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얼어붙은 동토에 130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정권교체로 프로젝트 운명이 급변하는 것도 리스크다. 이미 트럼프 1기에서 추진했었던 이 프로젝트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후변화 대응, 야생동물 보호구역 환경 파괴와 알래스카 원주민·환경단체 반대 등의 문제로 중단된 바 있다.

해당 사업을 추진해야 할 기업도 마땅치 않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 가격 급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부채가 47조원까지 불어날 정도로 재무 위기가 심각해 추가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한국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원전 건설 역량과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을 결합해 미국 내 원전 확대를 지원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은 한국의 투자와 사업 참여에는 긍정적이면서도 이사회 진입 등 경영 참여에는 신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의 사업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측은 한국이 5~10% 수준의 소수 지분만 투자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사모펀드 운용사 브룩필드가 51%, 캐나다 우라늄 광산업체 카메코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 지분율은 계속 협상 중이지만 15%이라는 숫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나라가 의결권을 갖는 지분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지배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웨스팅하우스 투자는 수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 150억~200억달러를 단순 적용하면 지분율 15%의 가치는 22억5000만~30억달러(약 3조~4조원)에 이른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이사 6명은 브룩필드와 카메코가 3명씩 지명한다. 한국이 이사 지명권을 확보하면 두 회사가 양분해온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긴다.

당초 한미 양국은 지난해 무역 협상에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 협력에, 2000억달러는 전략적 투자에 배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현재 논의되는 사업만으로도 전략적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이 소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비는 당초 168억달러에서 200억달러, 다시 223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 구상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최대 1400억달러를 웃돌 수 있다.

정부는 투자 한도와 연간 송금액을 초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투자 한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개별 사업의 수익성과 위험 분담 구조가 불리하게 설계될 경우 한국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상업적 합리성’은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내세운 조건이 아니다. 대미투자 이행을 위한 국내 특별법과 한미 간 투자 구조에 반영된 원칙이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미가 지난해 상업적 합리성 따져서 대미투자프로젝트를 선정하기로 해놓고 최종 발표를 앞두고 안보 등과 연계해 바뀌고 있다”면서 “동맹국인 우리나라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청구서를 마구 발행하는 상황에서 정작 협상에 나서는 관계자들이 대처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정관 “대미투자 협상 이번주 타결 목표…2000억달러 한도 지킨다”

김정관 “대미투자 협상 이번주 타결 목표…2000억달러 한도 지킨다”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3일 “미국과의 대미 투자 후속 협상을 이번 주 안에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번 주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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