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금리 고공행진, 美증시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반도체주 선방했지만…“6600선 지지력 테스트”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16일 코스피는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6600선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매크로 환경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금리 결정(한국시간 17일 새벽)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11포인트(0.85%) 내린 6627.26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319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5735억원, 9038억원 순매도하면서 지수는 하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미국의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의 급등, AI 속도 조절론 우려가 겹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대를 넘어서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대외 변수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20%, 0.41% 내렸다.
투심 악화에 거래도 급감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6조2450억원으로 전날 대비 5조3390억원 감소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 반도체 중심 저가 매수세에 반등 보였다가 상방(Bottom-up)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 간 충돌 등 악재가 이어지며 유가가 추가로 튀었고 미국 10년물 금리가 약 3년 만에 5%를 재돌파하며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도 겹치며 외국인은 나흘째 현·선물 합산 일간 3조∼4조원을 순매도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유가와 금리 부담은 계속돼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3대 주가지수가 이틀 연속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3%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45%, 0.78%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습 이후 폐쇄된 데 이어 홍해 얀부 터미널에서의 원유 선적 작업이 중단됐고, 리비아에서도 유전 3곳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이에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2.90% 오른 배럴당 108.75달러에, 10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38% 오른 105.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5.041%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주는 저가 매수세 유입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이 각각 0.57%, 0.39% 올랐고 AMD는 2.19%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추세적인 인상이 아니라는 점을 반영하거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물가가 일시적인 국제 유가의 영향이라는 점을 확인해줄 경우 불확실성 완화에 따는 장기 금리 안정과 주식 시장의 견조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낙폭 과대 인식과 매크로 불안 및 FOMC 경계심 속에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엇갈린 상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는 0.15% 상승했지만 MSCI 신흥 지수 ETF는 0.35% 하락했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0% 올랐지만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0.17%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 중 연속 조정으로 인한 낙폭 과대 인식에도 매크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미국 10년물 금리, 유가 상승 부담으로 증시 반등 탄력이 제한되는 형태의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현재 채권 금리 수준은 고점권이고 증시는 저점권에 근접해 6600선 지지력 확보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