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살인 혐의 징역 23년 확정
민사…유족에게 1.5억 배상 판결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자신에게 “늙은 놈”이라며 무시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남성이 피해자의 유족에게 1억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가해자가 지금도 범행 책임의 일부를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22단독 백승준 판사는 피해자의 유족이 7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 7월 유족 측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유족은 A씨를 상대로 2억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는데, 법원은 1억 5000만원을 인정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3월 밤 11시께 인천의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지인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다투다가 흉기로 B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늙었다는 취지로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듣자 화가 나 다투다가 범행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 2024년 8월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5개월 뒤 열린 2심 선고에선 형량이 징역 23년으로 오히려 늘었다. 2심에서 1심 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되는 건 이례적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A씨)의 인명경시 성향과 피해자에 대한 잔인한 살해 의지가 극명히 드러난다”며 “엄중한 죄책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범행 발생의 책임 일부를 피해자에게 미루면서 진지한 반성의 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심의 양형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이 판결은 지난해 3월 확정됐다. A씨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불복했지만 대법원도 “원심(2심)의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23년을 확정했다.
형사판결이 확정되자, B씨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위자료 2억원을 청구했다. 민사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해당 범행으로 망인 및 유족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A씨가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손상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등 살해 수법을 고려했을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이어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과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며 범행 책임 일부를 망인에게 돌리는 등 살해 후 정황도 불량한 점을 고려해 위자료를 1억 5000만원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현재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양측 모두 불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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