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연, 잣나무 잎 추출물 항피로 효과 규명

- 피로 생쥐 악력·지구력 회복 인체적용시험 완료

이보람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가 잣나무 잎을 확인하고 있다.[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이보람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가 잣나무 잎을 확인하고 있다.[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잣을 수확한 뒤 대부분 버려지던 잣나무 잎이 근육의 에너지 대사를 회복시켜 피로를 줄이는 기능성 소재로 활용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융합연구부 이미영 박사 연구팀이 잣나무 잎 추출물이 근육의 에너지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관련 기능을 회복해 피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잣나무는 열매인 잣이 주로 활용되는 반면 잎은 활용도가 낮아 대부분 폐기돼 왔다. 하지만 잣나무 잎에는 폴리페놀과 테르페노이드 등 다양한 유용 성분이 들어 있다.

연구팀은 잣나무 잎 추출물과 대표 지표성분인 ‘람베르티아닉산(LA)’을 근육세포와 피로를 유도한 생쥐에 각각 적용해 항피로 효과를 분석했다. 네트워크 약리학과 분자도킹 등 컴퓨터 분석을 통해 작동 원리도 살펴봤다.

잣나무 잎.[한약자원연구센터 제공]
잣나무 잎.[한약자원연구센터 제공]

산화스트레스를 유도한 근육세포에 잣나무 잎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활성산소가 감소하고 세포와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완화됐다. 람베르티아닉산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다.

피로를 유도한 생쥐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잣나무 잎 추출물과 람베르티아닉산을 투여하자 떨어졌던 악력이 회복됐다. 강제수영시험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줄어드는 등 지구력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특히 근육의 에너지 대사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 피로를 유도한 생쥐는 근육 내 글리코겐이 약 70% 감소하고 세포의 핵심 에너지원인 ATP도 줄었다. 하지만 잣나무 잎 추출물과 람베르티아닉산을 투여한 뒤 이들 지표가 정상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에 ‘PI3K’ 관련 신호경로가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PI3K는 세포의 대사와 성장, 생존 등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전달 효소다. 잣나무 잎 추출물이 이 경로를 통해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조절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이보람(왼쪽), 이미영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이보람(왼쪽), 이미영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는 아직 세포·동물실험을 중심으로 효과를 규명한 전임상 단계다. 다만 공동연구기관인 휴온스엔이 GMP 기반 표준화 추출물을 제조해 인체적용시험까지 완료했으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 등록을 신청한 상태다.

이미영 박사는 “활용도가 낮았던 잣나무 잎이 근육 피로 개선을 위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과 고부가가치 항피로 소재로 전환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개발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와 사업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pplied Biolog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