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와 연이어 양자 회담…중동전쟁 해법 놓고 회원국 이견

“확장으로 위상 커졌지만 효율성은 떨어질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오는 12~13일 인도에서 열린다.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를 견제하며 몸집을 키워온 브릭스가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전쟁으로 불거진 회원국 간 갈등을 수습하고 공동성명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12~13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뉴델리를 찾는다.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이날 뉴델리에 먼저 도착한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열고 양국 간 무역과 경제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2019년 이후 7년 만에 인도를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과도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달 말 미국 방문을 앞둔 시 주석이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기간 푸틴 대통령과 별도로 회담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동전쟁을 둘러싼 회원국 간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다.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브릭스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UAE와 이란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중동 위기 해결 방안을 마련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공동성명이 현재 중동전쟁과 관련한 지정학적 판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브릭스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맞선 단결력을 보여줄 수는 있다고 짚었다.

최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UAE와 이란의 갈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쳐 공동 선언문 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도 양국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문구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제정책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의 선임 연구원인 마이클 쿠겔만은 “브릭스 신규 회원국 중 일부인 이란, UAE,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은 긴장 관계에 휩싸여 있고 의견 일치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며 “브릭스가 확장하면서 위상이 커졌지만, 신규 회원국들의 견해 차이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4년 10월 러시아 키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4년 10월 러시아 키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앞서 브릭스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5월 뉴델리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었으나 중동전쟁을 둘러싼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다만 이달 초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선언문이 채택됐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창설했으며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한 신흥 경제국 모임이다.

2024∼2025년에는 이란, UAE,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가 잇달아 가입하면서 서방의 주요 7개국(G7)을 견제하는 개발도상국 협력체로 성장했다.

브릭스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서 경제·지정학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