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우간다 전통 왕국 토로가 왕위 계승을 놓고 분쟁에 휩싸였다. 왕가 원로들이 꾸린 승계위원회가 TV 뉴스 앵커를 후계자로 지명하자 고인의 가족이 유언장을 근거로 반발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요 니임바 카밤바 이구루 루키디 4세 국왕은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암 치료를 받던 중 34세로 숨졌다. 그는 1995년 세 살 나이로 왕위에 올라 당시 세계 최연소 재위 군주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고 31년간 자리를 지켰다.
왕가 원로들이 꾸린 승계위원회는 지난 9일 오요 왕의 사촌인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 왕자(56)를 후계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국영방송 UBC의 뉴스 앵커이자 에디터로 오요 왕과 할아버지가 같은 사촌이다.
발표 몇 시간 뒤 오요 왕의 여동생 루스 콤운탈레 공주가 기자회견을 열고 유언장을 공개했다. 2022년 9월 14일 작성된 이 문서에는 “내가 사망하는 시점에 법적으로 나의 생물학적 아들로 인정된 아들이 있다면, 그를 토로 왕국 왕좌의 후계자로 지명한다”고 적혀 있다.
오요 왕은 미혼이었고 자녀가 있다고 알려진 적이 없었다. 아들의 존재는 지난달 27일 칼빈 암스트롱 르워미레 아키키 총리가 왕의 사망을 알리면서 처음 언급됐다. 그는 “폐하는 후계자인 왕자를 남기셨으며 그 신원은 토로 왕국의 전통과 관습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공식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요 왕의 어머니 베스트 케미기사 아키키 왕대비는 10일 성명을 내고 “정당한 권한 없이 나선 사람들”이라며 몇 시간 전 유언장을 낭독받고도 새 왕을 선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왕의 사망 당일 왕족과 대통령을 대리한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유언장이 낭독됐고 이튿날 다시 만나 승계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통보 없이 왕실 경비병들을 철수시키고 궁전 주변에 배치됐다. 우리는 자유롭게 나가거나 사람을 맞을 수 없다”며 가택연금 상태라고 주장했다.
반면 승계위원회는 오요 왕에게 아들이 없다는 입장이다. 2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원로들이 적합한 왕자를 선택할 권한을 가진다고 밝혔다.
우간다에는 주권은 없지만 전통의 상징으로 추앙받으며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고대 왕국이 여럿 있다. 토로는 정부가 인정한 다섯 왕국 중 하나다. 군주들에게 정치적 권한은 없고 정치 활동도 법으로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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