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참모로 꼽히는 나탈리 하프 보좌관 등 젊은 백악관 직원 3명에게 각각 4만5000달러(약 6000만원)의 현금 선물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 재산 공개 내역을 볼 때 하프 보좌관, 마고 마틴 언론보좌관, 체임벌린 해리스 행정비서는 이 지급금을 ‘연말 현금 선물’로 기재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 사람에게 준 ‘선물’은 이들이 백악관 직책을 통해 받은 연봉 15만달러(약 2억원)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를 할 때부터 35세의 하프, 31세 마틴, 26세 해리스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수 핵심 측근 그룹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고용된 직원에게 고액 현금을 지급한 공적 사례는 그간 없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현금 지급이 외부 출처에 의한 공무원 급여 보완을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수석 변호사를 역임한 리처드 페인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백악관에서 공직에 종사하는 데 따른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게 분명하다”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들에게 지급한 현금 선물이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공보 담당은 “대통령은 정부와 민간 분야에서 직원과 참모를 포함한 주변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오랜 관습이 있다”며 “이번 선물은 이들의 공식 정부 직무와 아무 관련이 없기에 법적·윤리적 기준에 따라 완전히 허용되는 사항”이라고 했다.
“백악관 내 가장 중요한 참모 중 한 명” 누구?
한편 이번 일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그룹’ 중 최근 들어 ‘애착 비서’로도 거론되는 하프 보좌관이 미 정치권에서 새삼스럽게 주목받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조지아)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 중 하프 보좌관을 직접 거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하자 백악관이 강하게 반발한 적도 있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오소프 의원은 같은 달 16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당시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어 “자신의 연회장을 짓고, 카타르가 선물한, 방어 능력이 없어 보이는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스티브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엑스(X)에서 오소프 의원을 향해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근면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대신, 자신의 영혼 깊숙이 들여다보며 왜 자신이 이 나라를 증오하는 비참한 인간이 됐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하프를 둘러싼 공방은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사이 설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WSJ는 백악관이 이처럼 맹렬하게 반격한 일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프가 “워싱턴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백악관 내 가장 중요한 참모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서명한 중증 환자의 미승인 치료제 사용을 허용하는 ‘시도할 권리’ 법 덕에 자신이 골암 치료를 받았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친(親)트럼프 방송 원아메리카뉴스(OAN) 진행자 등을 거쳐 트럼프 보좌진에 합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 가능성 때문에 튀르키예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떠나 다른 미군 항공기로 비밀리에 갈아탄 적이 있었는데, 하프는 이때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 극소수 참모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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