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2.6%→3.3%

IT 제조업 중심 경제구조 개편

주가 조정, 소비 하방요인 작용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7일 오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7일 오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등 IT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 개편이 본격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는 수출 위주의 경제 성장세지만, 앞으로 내수의 비중도 점점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렬 한은 조사국장은 27일 오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경제 전체에서 IT 제조업 비중 자체가 커지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가 개편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0.7%포인트 높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2.9%로 0.8%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계속되고 그 파급 효과도 현재 수출 투자 중심에서 내년에는 경제 전반으로 크게 확산할 것으로 봤다”며 “특히 명목 GDP 대비 반도체 등 IT 제조업 비중이 내년에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고, 이에 따라 IT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이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 단계 높아지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경제가 내수보다 수출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내년에는 내수가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수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이 국장은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내수의 순성장 기여도는 올해 하반기 0.9%포인트에서 내년 상반기 1.3%포인트, 하반기 1.8%포인트 등으로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 사이클 확장세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현재 전망 범위가 내년까지이고, 그 범위에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확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번 전망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가 정점이 될지는 AI 수요가 얼마나 지속될지와 반도체 기업의 공급 확대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최근 증시 조정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품목별 신용카드 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주가 하락이 시작된 6월 이후 필수재 지출 대비 백화점·준내구재 등의 소비 증가세가 예년보다 유의미하게 둔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화점, 내구재, 준내구재, 여행 등 주식 자산 효과 노출도가 높은 품목에서 주가 조정의 영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들어 이달 중순까지 코스피는 19.2% 떨어졌다. 199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여섯 번째 큰 낙폭이다. 특히,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주식 투자가 확대되면서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가계의 주식 순매입액이 약 150조원에 달해 과거 조정기보다 훨씬 컸다.

다만 조정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비자심리지수가 과거 평균을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고 전체 카드 사용액 증가세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았다. 그 이유로 한은은 주가 조정이 경기 확장 국면에서 나타난 점, 주가가 여전히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주가 급락 이후 하락과 반등이 거듭된 점 등을 제시했다.

한은은 “주가가 최고점에 달했던 2분기 중 가계의 주식 순매수가 집중된 데다, 청년, 중저소득층 등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으로 주식 보유 저변이 확대됐다”며 “증시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경우 시차를 두고 추가적인 소비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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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