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금융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금융업 종사자의 비중이 3.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은행 희망퇴직자 수는 1000명이 넘은 반면, 고용창출 효과가 큰 은행들의 하반기 채용일정은 ‘미정’이 많아 금융업 취업자 비중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GDP 비중 3.5%인데 취업자 비중은 3.0%…2년새 0.2%p↓=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업이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대로인 반면 금융업 일자리를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내놓은 ‘산업인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업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3년째 같은 비중을 유지했다.

반면, 금융업 취업자 수는 매년 줄었다. 2013년 말 86만 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중 3.4%를 차지했던 금융업 취업자는 매년 줄어 지난해 말 78만 9000명(3.0%)으로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금융업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낮아졌다는 얘기다. 금융업 종사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 3.6%를 찍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업 종사자 수도 1년 새 1만명 가까이 줄었다. 가장 고용인원이 많은 은행, 보험, 증권ㆍ선물 업권의 고용인원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세 업권에서만 9671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5대 은행 올해 희망퇴직자 1000명 넘어…신규채용은 미정=올해 금융업의 고용 창출력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희망퇴직자는 늘고 있지만 신규채용 계획을 잡지 못한 은행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채용계획이 있는 곳도 예년보다 채용규모가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신한ㆍKB국민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 등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총 1052명에 달했다. 17개 은행을 포함할 경우 그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규채용에 나서는 은행은 많지 않다. 올해 상반기엔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대졸공채를 진행했다. 하반기에도 KB국민은행(300명), 신한(200명),우리은행(200여명)여명을 제외하면 대다수 은행들이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논의중으로 인건비나 최근의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예년 수준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수시채용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국책은행(산업ㆍ수출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부실 책임 탓에 기존 인력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성 쪼그라들고 인건비 부담 크고=금융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줄어드는 이유는 장기간 경기 침체로 업계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가장 덩치가 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10년 1분기 2.40%에서 올 1분기 1.55%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말 총자산수익률(ROA)은 0.43%로, 전 세계 10대 은행(1.05%)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100대 은행(0.75%)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56%로, 세계 10대 은행(11.6%)의 절반 수준이다.

또 핀테크(IT금융) 등장, 비대면거래 증가 등 비대면 중심으로 금융산업 구조 변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금융업의 고용 창출력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근로자의 고임금이 유지되는 임금 체계도 금융업 고용 축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 금융회사처럼 실적이 좋을 때 연봉을 많이 주고, 나쁠 때는 적게 주는 유연한 임금 체계가 아니어서 실적이 악화하면 우선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 임금은 성과급이 아니라 기본급 중심이라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는 게 문제”라며 “임금체계를 조정하면 금융권이 더 많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직원 월급을 많이 주고, 적게 벌면 월급을 줄이되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