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ST, 새로운 분자 배열 제어로 전하손실 억제
- 연속 광조사 1800시간 후 초기 효율 85% 유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하던 대면적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세계 최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전략연구사업단’ 이광희 사업단장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계면에서 분자의 배열을 제어해 전하 손실을 줄이고, 대면적 소자에서 발생하는 성능 저하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변환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전지가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빛을 흡수하는 ‘광흡수층’에서 생성된 전하가 ‘전하수송층’으로 원활하게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소자의 면적을 넓히면 두 층이 맞닿는 계면의 상태가 위치에 따라 달라지면서 전하 이동이 불균일해지고, 이에 따라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유기 분자를 도입하는 기존 계면 처리 기술은 전하 손실을 일으키는 표면 결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분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되면 전하의 이동을 방해해 계면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계면의 결함을 줄이는 데 집중해 온 기존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계면을 이루는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전하가 보다 균일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계면 구조를 구현했다.
이같은 계면 설계 원리를 실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한 결과, 소면적 태양전지에서 26.94%의 인증 광전변환효율을 기록며, 25㎠ 대면적 태양전지에서도 23.21%의 인증 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이 25㎠ 대면적 모듈은 10개의 태양전지를 하나로 연결한 일체형(모놀리식) 구조로 제작됐으며, 독립 인증을 통해 성능을 확인했다. 이는 연구진이 제안한 계면 설계가 소면적 소자뿐 아니라 대면적 모듈에서도 높은 효율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또한 장기 안정성 평가에서 85℃의 고온 환경에서 1000시간 후 초기 효율의 93% 이상을 유지했으며, 실제 태양광과 유사한 세기의 빛을 지속적으로 비춘 조건에서도 1800시간 후 초기 효율의 85%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분자 설계 원리가 향후 연속 제조공정 등 대량생산 기술과 결합할 경우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경량·유연 태양전지, 모바일 전원 등 다양한 분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희 전략연구사업단장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높은 효율을 대면적에서도 구현하는 것은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에 제시한 분자 설계 원리가 대면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면 손실을 줄이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 기술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