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 시장 “공직자 책임, 시민 행정신뢰”

공무원 “민원전화 수백통, 일 못할 지경”

‘알권리·행정 투명성’ vs ‘공무원 사기’

지난 7월 1일 취임 직후 열린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에서 전재수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로 생중계 됐다. [부산시 제공]
지난 7월 1일 취임 직후 열린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에서 전재수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로 생중계 됐다. [부산시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부산시가 매주 열리는 주간정책회의를 매월 한 차례 생중계해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초 “많은 회의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일성과 회의 공개에 따른 일선 공무원들의 부담 호소가 내부 논의를 거쳐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다음 달부터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주간정책회의를 생중계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주간정책회의는 시 주요 간부들이 참석해 시정 주요안건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대표적 회의다. 시는 매달 한 차례 생중계 회의를 통해 정책과 사업을 시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주간정책회의 개최 요일도 기존 월요일에서 수요일로 바꾼다. 그동안 회의준비를 맡은 공무원들은 주말근무가 불가피했지만,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 시장이 수요일 개최를 결정했다.

전재수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1일 취임식을 생략하고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전 과정을 ‘부산튜브’ 생중계로 공개한 바 있다. 이어 같은달 6일에는 민선 9기 첫 확대간부회의를, 8일에는 시정 업무보고를 잇달아 생중계로 열며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직자에게 책임감을, 시민에게는 행정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많은 회의를 공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생중계 회의를 둘러싼 우려도 잇달아 제기됐다. 생중계 회의가 맥락이 끊긴 짧은 동영상으로 편집돼 확산되면서 일부 공무원들이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부산시 한 고위 공무원은 “회의 장면을 공개한 후 담당국장을 찾는 민원전화가 수십~수백 통씩 걸려왔다”며 “국장 외근 때는 직원들이 전화 응대를 하느라 일을 못할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유튜브 댓글로 비난 받은 공무원이 ‘너무한다. 괴롭다 호소를 한다”고 전했다. 부산시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0일 시장에게 “공개회의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부산 지역 시민단체 ‘시민과함께부산연대’는 같은달 23일 성명을 내고 “시민 혈세로 급여를 받는 공직자들이 행정 공개라는 당연한 공적 책무에 반발하고 있다”며 “행정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공직에서 물러나라”고 오히려 회의공개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정회의 공개 여부와 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부산시만의 일은 아니다. 6·3 지방선거 이후 회의 생중계를 벤치마킹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울산시에서도 회의 중 간부 질책 장면이 퍼져 해당 공무원이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등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부산시의 이번 월 1회 주간정책회의 생중계 방침에 대해 지역에서는 시민의 알권리와 행정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비공개 회의의 필요성, 공무원 사기저하 우려 등을 함께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월 1회 생중계 회의에서 시민과 공유할 정책이나 안건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사안이 있으면 확대 간부회의나 타운홀 미팅 등도 비정기적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f2002@heraldcorp.com